'빅5 병원 土진료 합류, 日 진료도 나올판'
김일중 개원의協 회장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 매년 줄어들어'
2013.10.09 20:00 댓글쓰기

 "내실 있는 질적 성장만이 어려운 외부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이다. 단순히 진료시간을 확대해 진료량을 늘이겠다는 것은 근시안적인 처방에 다름없다."

 

최근 삼성서울병원 등 빅5 병원도 '토요 진료'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가운데 개원의들의 시름 역시 깊어지고 있다

 

8일 대한개원의협의회 김일중 회장[사진]은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하며 "진료의 품격을 높이고 가치를 올리는 것에 어떠한 방법이 있을지 다시 한 번 숙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일중 회장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 초반 건강보험재정 급여비 중 35%를 차지했던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이 지금은 22%로 뚝 떨어졌다"며 상급종합병원의 토요 외래 진료 확대에 우려를 표했다.

 

김 회장은 "만 12년 동안 의원급의 경우 13%의 진료비 파이가 줄어들었다는 것인데 이는 1년간 꾸준히 1%씩 줄어든 셈"이라면서 "갈수록 종별 쏠림 현상이 극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병원의 토요 진료 시행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 모두 토요 진료를 확대, 시행하게 된다면 교수들은 물론 전공의까지 진료 현장에 나와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상급종합병원의 교육, 연구, 진료라는 역할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어진다"고 내다봤다.

 

"의료전달체계 붕괴 더 가속·일차의료 활성화 대책 무의미"

 

특히 일차의료 활성화에 대한 정부 및 의료계의 노력 자체가 무색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회장은 "물론, 초음파 급여화, 포괄수가제 등 상급종합병원 역시 수가 보존에 있어 고충이 상당하다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 "비단 동네의원만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기에 충분히 이해는 간다"고 전제했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그렇잖아도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되고 있는데 상급종합병원의 토요 진료 확대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1년에 3000명씩 의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점만 추산해 봐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렇게 되면 곧, 일요일 외래 진료도 가능해지지 않겠냐고 우려섞인 전망을 내놨다. 그 동안 개원가는 저수가를 보전하기 위해 평일 야간, 공휴일 외래진료를 실시해 왔으나 사실 심각한 구인난으로 이마저도 오히려 줄어드는 추세다.

 

김일중 회장은 "그러나 종합병원급은 거꾸로 휴일 진료를 확대하니 이는 곧 일차의료기관 죽이기나 다름없고 의료전달체계 근간을 흔드는 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인력과 규모면에서 우위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앞으로 원격의료 등에서 일차의료기관과 협조나 이해가 아닌 경쟁적 역학 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죽기살기식 양적 팽창은 곧 의료계의 공멸을 가져올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이미 30년 전 미국의 DRG확대로 양적 팽창을 하던 병원급의 대규모 도산사태는 큰 교훈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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