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개원 최대 프로젝트 '세종충남대병원'
여성 병원장 김봉옥 교수 '상급종병 규모·수준에 맞는 명품 의료서비스 제공'
2015.11.15 20:00 댓글쓰기

충남대학교병원의 선택은 ‘세종’이었다. 충남도청 이전 당시 내포 신도시를 비롯해 당진시 황해경제자유구역 진출설까지 제2의 충남대병원 건립을 둘러싼 풍문은 끊이질 않았다. 그동안 숱한 러브콜에도 좀처럼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 천착을 거듭하던 병원은 최종 목적지를 세종으로 정했다. 외부 대형병원들의 선진입을 견제함과 동시에 대전지역 환자들의 이탈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는 판단에 기인한 결과였다. 국립대병원들의 분원 건립 열풍에 견줘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신중했던 만큼 성공에 대한 열망은 높다. 타당성조사, 예산확보, 부지매입 등 굵직한 과제를 해결하고 첫 삽 뜨기를 앞두고 있는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이래 최대 프로젝트는 첫 여성 병원장인 김봉옥 교수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 하에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었다.[편집자주]

 

 

시작은 작게 꿈은 원대하게

 

세종충남대병원은 500병상 규모다. 총사업비 2844억원이 투입되고, 부지면적 5만5261.3㎡에 지하 4층, 지상 10층으로 건립된다. 대학병원 분원 치고 큰 규모는 아니다.

 

그렇다고 내실의 깊이가 낮은 것은 결코 아니다. 충남대병원의 분원 성격을 넘어 세종특별자치시 위상에 걸맞은 명품 의료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30~40대 젊은층 인구비중 증가와 정부세종청사 및 국책연구기관 밀집,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구축 등의 특성에 맞춰 차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일단 시작은 종합병원의 정체성에 충실하지만 향후 상급종합병원으로의 도약 가능성도 열어놨다.

 

김봉옥 원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 “지금은 2018년 개원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마치는게 급선무”라며 “개원 후 병원을 안착시킨 후 진화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예산을 기반으로 분원 건립의 초석을 다진 만큼 앞으로는 보건복지부의 각종 국책사업 수주를 통해 규모와 위상을 키워 나간다는 전략이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엄연한 별도 권역으로 구분돼 있는 만큼 이 곳의 유일한 대학병원이라는 잇점을 살려 각종 국책 질환센터 유치가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김봉옥 원장은 “권역응급의료센터, 중증외상센터, 심뇌혈관센터, 암센터 등의 유치를 통해 상급종합병원의 위용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진료는 물론 연구 분야도 심혈을 기울인다. 주변 연구 인프라가 충분한 만큼 이를 활용하면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병원은 KAIST와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과학벨트 등과 연계한 임상시험센터 및 로봇재활센터, 국제희귀질환센터 등의 설치도 구상 중이다.

 

최근 열린 세종충남대병원 비전 선포식에서 제시된 ▲인문학·자연과학·의학 융합연구 ▲최고 수준의 안전한 진료 ▲미래의료를 책임질 의료인 양성 등의 3대 비전에도 이러한 병원의 의지가 투영돼 있다.

 

김봉옥 원장은 “충남대병원에 예속된 분원 개념이 아닌 진료와 연구, 교육을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대학병원을 지향한다”며 “세종시에서 충남대병원의 새역사를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원가와 상생(相生) 모색

 

세종충남대병원 건립 소식에 주변 개원가의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김봉옥 원장은 이들과의 상생을 확신했다. 경쟁이 아닌 동반자의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의지다.

 

김봉옥 원장의 이 같은 의지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세종의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충남대병원 세종의원이 문을 연 당시만 하더라도 세종은 그야말로 의료 불모지였다. 지역민이 이용할 의료기관이 전무했던 만큼 병원은 종합병원급 진료과를 개설, 운영했다.

 

이후 세종시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하나 둘 의원급 의료기관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지금은 안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진료과 의원이 운영 중이다.

 

김봉옥 원장은 세종시에 어느 정도 의료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판단, 개원가와의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기 위해 가정의학과 만을 남기고 나머지 진료과는 모두 철수시켰다

 

다만 아직까지 휴일이나 야간에 이용하는 응급실을 갖춘 곳이 없어 세종의원에 365일 24시간 응급의료 서비스를 제공토록 했다.

 

야간 당직을 서야하는 응급실 특성상 응급의학과 전문의 구하기가 어려워 현재 충남대병원 본원 소속 의료진이 교대로 파견 근무를 서고 있다.

 

김봉옥 원장은 세종충남대병원 개원 후에도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그는 “앞서 세종의원 운영에 있어서도 개원가와의 경쟁 요소는 모두 접었다”며 “열악한 세종시의 의료 인프라 확충의 조력자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충남대병원 역시 개원가와의 상생을 모색할 것”이라며 “위협의 존재가 아닌 돈독한 협력 관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종충남대병원은 오는 연말 착공에 들어가 2018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정식 개원은 2019년 1~2월 가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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