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평가 거부한 서남의대 '교육 실상'
2011.02.15 08:41 댓글쓰기
전국 41개 의과대학 중 유일하게 인증평가를 거부, 폐쇄적 운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한 서남의대의 교육 현황이 일부 공개됐다.

특히 학생들은 수준 이하 교육에 따른 많은 사회적 불이익을 당하고 있지만 ‘의사국시의 역작용’ 등의 이유로 내부 개혁의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보건복지위원회)과 김상희 의원(교육과학위원회)은 15일 국회헌정기념관 2층 강당에서 ‘의료인 교육기관 인증 의무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임기영 교수는 사례발표 ‘우리나라 미인증 의료인 교육의 실태’를 통해 2주기 인증평가에 참여하지 않았던 서남의대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서남의대는 1995년 3월 전라북도 남원에 개교했다. 부속병원은 501병상 광주남광병원으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실시된 1주기 인증평가에는 참여했으나 조건부 인증을 받았다.

2주기 평가에서는 41개 의과대학 중 유일하게 인증을 거부했으며, 이후 폐쇄적인 운영으로 실태파악이 힘든 상황이다. 현재 의과대학은 홈페이지조차 없으며 남광병원도 2010년 첫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나 정보가 부실한 실정이다.

임기영 교수는 “학생면담, 예전의 평가보고서, 각 매체에서 소개된 모습 등을 참고했다”며 “소통 의지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학생들은 변화를 갈망하고 있지만 학교는 이를 용인치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1주기 평가보고서에서는 100명에 가까운 교수가 등록돼 있으나 논문 통계를 통해 파악한 교수진은 35명 가량, 정부에 보고한 교원현황에서는 25명에 불과했다. 이들 교수마저도 정년을 넘긴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대학에서 지속적으로 일해온 인사가 아닌 개원의들이 대다수였다.

올해 졸업생들로부터 확인한 결과 기초의학 교수의 경우 각 교실별로 1~2명에 불과했다. 이 교수들도 서남의대 전임교수인지 이과대학 교수가 겸임하는 것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다.

생리학 교실의 경우 3명의 교수가 있으나 2명은 퇴직하고 한 명의 교수가 모든 강의와 실습을 전담하고 있다. 기초학 교수들은 연구원이나 대학원생 조교가 없어 연구는 꿈도 꿀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9년도, 2010년도 SCI논문 발표의 경우 서남의대는 단 한편도 올라와 있지 않다. 연구비 수주 실적도 전무하다.

부속병원인 남광병원 홈페이지에 확인한 결과 임상교수는 총 30명 정도다. 내과 6명, 외과 4명, 정형외과 3명, 이비인후과 2명, 마취통증학과 2명 등이다.

이 외에도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과, 신경외과, 성형외과, 흉부외과, 가정의학과, 비뇨기과, 영상의학과, 임상병리과, 피부과, 안과, 치과 교수가 1명씩이다. 전공의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제대로된 강의, 임상실습 등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임기영 교수는 서남의대 학생들에 의한 내부 개혁이 불가능한 이유로 ‘의사국시와 면허제도의 역작용, 외부세계에 대한 피해의식’ 등을 제시했다.

‘어떻게 해서라도 국시에 붙어 면허따고 떠나면 그만’이라는 학생들의 사고와 유급이나 제적이 흔한 의대의 특성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학생들은 불만을 제기하면 유급, 제적 당할 것이라고 믿고 있으며 학교는 유급생에게 그 이유를 전달하지 않아 이 같은 불신을 키워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도 ‘서남대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니게 될텐데, 학교의 평판이 더 나빠지는 것을 원치 않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임 교수는 “의과대학 교육은 수월성이 아닌 기본 요건을 갖추기 위한 교육”이라며 “이는 인증평가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인증 의무화만이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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