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최선 다했는데 피소, 자괴감 들어'
박창일 건양대병원장 등 국회 메르스특위 증인 출석 원장들 '답답함' 피력
2015.07.10 11:26 댓글쓰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피해 의료기관들이 사망자 유족들의 피소 대상이 된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든다”는 답답함의 소회를 밝혔다.


메르스 환자 발생 후 어려운 경영 현실 등 만사 제처 두고 메르스 환자 치료와 확산 방지에 전념했는데, 결국 책임자가 돼 유족들의 원망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직접적인 피소 당사자인 대전건양대병원의 박창일 원장 등은 10일 열린 중동호흡기증후군 대책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전체회의[사진]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창일 원장은 “보도를 통해 유가족이 우리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했다는 것을 알았다. 자괴감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민간병원이지만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경영을 접어두고 최선을 다했다. 45번 환자에 대해서도 발열이 되자마자 신속하게 격리조치 했고, 검체를 보냈으며 확진 통보 직후 치료병원으로 이송했다. 감염관리를 지적하는 변호사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에 따르면, 피소된 의료기관은 대전건양대병원, 강동성심병원, 강동경희대병원 세 곳이다. 향후 집단소송 제기도 고려, 소송의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유규형 동탄성심병원장 역시 “난감하다. 최선을 다해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감정적으로는 이해하지만 법적 문제 제기에 자괴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장원 평택굿모닝병원장은 “예상했었다”며 “우리는 어떻든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수밖에 없다”며 허탈해 했다.


메르스 확산의 진원지인 평택성모병원의 이기병 원장은 의료기관과 의료진에 대한 이해를 구했다.


이기병 원장은 “메르스 때문에 고통 받고 돌아가신 분이 있어서 죄송스럽다”며 “이번 문제는 인위적으로 생긴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에게 ‘닥친’ 문제”라며 “의료에 종사 하는 사람의 고통을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질의를 이끈 김춘진 위원은 “소송 결과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돼 있다. 초기 정부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사과를 통해 이미 알려졌다. 정부 당국 지침에 따라 방역에 임했음에도 의료기관이 피소된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의료계를 위로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