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사고 방치·억울한 죽음 등 요양시설 ‘천태만상’
권익위, 관련 민원 664건 분석결과 공개…학대 의심조사 요구 최다
2018.10.01 12:0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 요양시설에서 생활 중인 A씨는 화장실을 가다 넘어진 후 25일 동안 기저귀를 착용하지 못하고, 호흡도 정상이 아닐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요양원 측과 담당 간호사는 환자가 특별한 외상이 없고, 통증도 호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5일 동안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 파킨슨병으로 요양시설에 입소한 B씨는 요양원이 제공한 간식을 먹다가 기도가 막혀 응급실로 옮겨졌다. B씨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의식이 없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하지만 요양원은 ‘과실 없음’을 주장하며 보호자 측이 요구한 CCTV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1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노인요양시설 관련 민원 664건 분석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민신문고 등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요양시설 관련 민원 분석결과다.
 
권익위에 따르면 민원 유형은 요양보호사 등 인력 운영(35.1%), 학대 의심 등 요양 서비스 문제(30.9%), 노인요양 시설·설비 운영(28.0%), 불법행위 신고 및 정책제안(6.0%) 순이었다.

‘요양보호사 등 인력 운영’은 배치기준 질의가 66.5%(155건)으로 가장 많았고, 요양보호사의 혈압관리·간호사 주사행위 등 의료행위 가능 여부 질의 21.9%(51건), 휴게시간 부족·초과근무 강요 등 근무여건 개선 요청 6.8%(16건) 등으로 나타났다.
 
요양시설은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도입 직후 1700개에서 지난해 5242개로 큰 폭으로 증가했으나, 이중 69%가 입소자 30인 미만 영세·소규모시설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권익위는 “직원 간 업무범위 혼란 등을 줄이기 위해 직종별 인력이 상주하는 적정 규모의 시설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요양서비스 문제’에서는 폭행·방임·감금 등 입소노인 학대 의심조사 요구가 60.5%(124건)으로 가장 많았고, 낙상·의료사고 등 시설 내 사고 조사에 대한 요구도 23.5%(48건)에 달했다.

이 외에도 폐업·영업정지 등으로 인한 불편 3.9%(8건), 위생불량·부실식단 불만 2.4%(5건) 등으로 공개됐다.
 
특히 입소자 가족 등이 제기한 민원 중에는 “입소노인의 등·허벅지 등 신체에 멍이 들었고, 용변 기저귀를 방치하거나 크게 넘어졌는데도 아무런 의료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많았다.
 
권익위는 “돌봄부터 의료서비스까지 노인 요양시설 전반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노인요양시설 운영’에서는 침실·안전시설 등 시설기준에 대한 질의가 52.1%(97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회용 기저귀·분비물 등 의료폐기물 처리와 관련해서도 16.1%(30건), CCTV 설치 문의·요구 14.5%(27건) 등도 있었다.
 
CCTV 설치 문의·요구는 노인 학대·안전사고 등을 우려한 입소자 가족 등에서 민원이 많았다. 현재 ‘개인정보호법’ 상 노인요양시설 복도·출입구 등 공개된 장소와 달리 입소실 내에 CCTV 설치를 위해서는 당사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안준호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요양시설 입소 노인들은 거동이 어렵고 정확한 의사표현이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양질의 요양서비스를 위해 보호자 등의 지속적인 관심과 내부 공익신고 활성화 등 감시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노인요양시설과 관련 민원분석 결과를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지자체 등 관계기관에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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