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 '명성 유지'···이대서울·계명대 새병원 등 출발
황금돼지띠 병원들 “2019년 힘찬 도약' 다짐
2019.01.04 07:1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박다영기자/ 신년기획 下]2019년 기해년에는 따스한 햇살이 안개를 걷어내고 언 땅을 녹이는 것처럼 보건의료계에도 따스한 기운이 가득하길 기원한다. 특히 1911년 순화병원에서 시작해 2019년까지 이어진 ‘돼지띠’ 의료기관의 다짐들이 새해에는 더욱 국민들의 곁에서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황금돼지의 해. 2019년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올 의료기관의 지난날과 새로운 도약을 조명해 본다.[편집자주]

고대구로병원 “의료계 실리콘밸리 꿈꾸다”

1983년 설립된 고대구로병원은 올해로 36돌을 맞은 청년 돼지띠 병원이다. 당시 서독재건은행에서 차관을 도입했으며 사업협정을 체결해 지어졌다.


고대구로병원은 구로공단 인근 의료소외지역 최초의 종합병원으로서 사회적 약자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설립돼 시대적 요구에 맞춰 인술을 펼쳐왔다.


1990년에는 고대구로병원을 600병상으로 증설하고 뒤이어 1999년에는 진료의뢰회송센터를 개소하는 등 시설, 장비, 의료진을 갖추면서 지역민에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설 이후 36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고대구로병원은 진료 외에도 연구 기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강화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2009년에는 보건복지부 지정 의료기기 임상시험센터로 선정됐으며, 2013년에는 고대안암병원과 함께 보건복지부가 선정하는 10곳의 연구중심병원 중 한 곳으로 지정됐다.


고대구로병원은 대한민국 의료계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삼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가까이에 있는 서울디지털단지에는 수 만개의 정보기술 및 바이오 기업이 모여 있다.


최근 고대의료원은 비전선포식을 통해 “IT‧BT기업과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을 통해 사업화하는 ‘G-밸리 연구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대구로병원은 자체 수립한 마스터 플랜을 실현해 향후 고대의료원 발전 새로운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양심장병원‧제주녹지병원 “신생 황금돼지병원 합류 가능성”


멈췄던 공사가 재개되거나 거듭된 논쟁 끝에 어렵게 설립 허가를 얻으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아온 병원도 있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으로 세워지는 ‘조용기심장전문병원’과 국내 최초 영리병원인 ‘제주녹지국제병원’이다. 개원이 예상되는 병원도 있다.


이들이 여러 변수를 해소하고 새롭게 개원해 황금돼지띠 병원 대열에 합류하게 될지 눈길을 끈다.


조용기심장전문병원은 2007년 12월 4일 공사가 시작됐다. 병원 부지는 평양 대동강구역 동문 2동의 이른바 ‘병원거리’에 마련됐다.


연면적 2만여㎡²(약 6000평)에 지하 1층, 지상 7층 등 총 260병상 규모로 총공사비 200억 원이 책정됐다. 


당초 2010년 말 개원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5·24 제재 조치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9년 간 방치돼 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내년 1~2월 중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미·북 정상회담이 끝나는 대로 3월쯤 공사를 재개해 6개월 안에 마무리하고 11월까지는 준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평양심장전문병원뿐만 아니라 260개 군에 인민병원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는 영리병원 논란이 시작된 이후 16년 만에 최초의 영리병원으로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에 설립허가
가 내려졌다.


지난 2017년 7월 28일 준공된 녹지국제병원은 의사 등 인력 134명을 채용한 데 이어 다음달 28일 외국의료기
관 개설허가를 제주도에 신청했다.


국내 최초 영리병원 설립을 두고 팽팽한 논쟁이 이어진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 5일 외국인 의료관광객 대상‧진료과목 제한 등을 포함한 조건부 개설 허가 결정을 내렸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는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으로 제한하고 진료과목도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다.


이 조건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제주도는 관리‧감독을 통해 허가 취소 등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계와 보건의료노조·무상의료운동본부·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이 녹지국제병원 허가를 강력히 비판하고 있어 올해 제대로 문을 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분당차·이대서울병원 “여성병원이 뛴다”


황금돼지가 찾아온 새해,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에 아이울음 소리가 늘어나길 기원하고 있지만 저출산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019년 출산율이 반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정부의 바람과 다른 양상으로 올해 연간 신생아 숫자는 이미 역대 최저를 예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올해가 ‘황금돼지해’인 만큼 출산율 반등에 어느 정도 기대감이 있는 게 사실이다. 황금돼지띠에는 재물복이 있다는 속설 때문이다.

일례로 2007년 황금돼지띠 해에 출생아수가 전년대비 9.9% 증가한 바 있다. 때문에 새생명을 처음 마주하는 돼지띠 ‘여성병원’들의 의미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줄 것이란 예감에서다.


먼저 매년 새해 첫 아기 탄생을 알리는 분당차병원은 1995년에 세워진 돼지띠 병원이다. 1960년 차산부인과가 설립된 지 35년만에 분당신도시에 문을 열었다.


국내 최초 여성‧소아 병원을 표방하며 양한방부인암센터, 불임센터 운영을 통해 개원 첫 해에는 국내 최초로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게서 채취한 미성숙난자 체외수정에 성공했다.


2011년부터는 줄기세포 치료제 생산부터 임상시험, 수술, 입원 시스템을 함께 운영하는 글로벌줄기세포 임상시험센터를 개소했다.


지난해부터는 국내에 9곳 뿐인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경기 동남부권역 소아 전문 응급의료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응급의료센터는 음압격리병상, 소아환자 전용중환자실, 소아응급환자 전용 입원실 등 시설 및 장비, 인력 확충을 진행했다.


올해는 차병원의 일산글로벌라이프센터가 개원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에 지상 13층, 지하 8층, 연면적 7만2103㎡, 300병상 이상 규모로 세워진다.


이곳에서도 난임과 여성암 등 여성질환을 관리하는 의료 서비스가 제공된다.


병원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전문치료와 연구에 주력하고, 제약 및 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소위 바이오시티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고양시는 글로벌센터와 일산 테크노밸리의 제약·바이오 기업 및 연구소 등을 연계해 의료관광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차병원 측은 “해당 센터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권역을 중심으로 여성 10대 질병을 주로 다루는 한류 병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년 개원하는 이대서울병원도 돼지띠 병원에 합류할 방침이다. 국내 유일 기준 병실 3인실, 전 중환자실 1인실 정비 및 고난도 중증질환 특화를 내세웠다.


이대목동병원은 여성암을 비롯한 여성질환과 소아질환을 특화, 육성해 나가게 된다.


여성암 치료 전문병원과 여성 질환 전문센터, 소아 중증질환 중심의 특화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여성과 소아 중심의 중증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병원으로 차별화 할 예정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2019년 새 병원 완공 새 출발선”


1899년 미국 의료선교사가 세운 ‘제중원(濟衆院)’으로부터 출발하는 계명대 동산병원은 ‘유서 깊은’ 돼지띠 병원이다.
 

1903년 현 위치인 대구광역시 동산동으로 이전했고 1980년 계명대학교와 병합, 1982년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으로 거듭났다.


올해는 성서캠퍼스에 새 병원 완공이 예정돼 있어 또 한 번 돼지띠 병원의 타이틀을 달게 된다.


새 병원은 지상20층, 지하5층, 1033병상 규모로 지어진다. 상급종합병원을 목표로 하며 심장이식을 포함한 심ㆍ뇌혈관질환센터 및 암치유센터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존하는 동산병원도 신축 이전한다. 124병상으로 재개원해 장기적으로는 700병상으로 확대한다. 응급실 급성기 환자 진료 및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 진료병원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동산병원 관계자는 “우선 124병상으로 출발해 1년 이내 두 배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병원은 의료인력 신규채용을 진행하고 예비 입학생들을 위해 의예과 장학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의예과 입학성적 상위 50%까지 장학금 혜택을 늘렸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지역 약사회가 신축되는 동산병원 부지에 병원 측이 약국을 개설하려 한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계명대 재단이 신축 동산병원 부지 인근에 근린생활시설 입찰공고를 내며 권장업종으로 약국을 예시했다는 게 이유다.


계명대 측은 “단순한 예시일 뿐이며 설사 약국이 지어지더라도 약사 자격을 가진 당사자가 낙찰을 받아 운영하게 될 것이므로 의약분업의 원칙 훼손은 아니다”라고 해명한 상태다.


한해진·박다영 기자 (hjhan@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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