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환자 사망률 결정 '복약순응도' 개선 필요
연구팀 '낮을수록 사망률 45%·뇌혈관질환 발생률 41% 증가'
2019.09.05 05:22 댓글쓰기

당뇨치료에 있어 환자의 복약순응도는 여전히 강조되는 사안이다. 약물 복용 방법과 기간에 대해 의사의 의학적 조언을 따르는 정도를 의미하는 복약순응도 연구 역시 활발하다.

지난 2018년 공개된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 신규 당뇨 환자에서 초기 2년 동안의 복약순응도가 낮을수록 사망률은 45%, 뇌혈관질환 발생률은 41%까지 높아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연용 건강서비스지원센터장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6만5067명의 40세 이상 신규 당뇨 환자를 조사했다. 

처음 2년간의 당뇨 약제 복약순응도가 향후 10년간(2008~2017년) 사망 및 심혈관계 발생에 미치는 연관성을 확인한 결과 당뇨병 약제 사용 기간이 줄어들수록 사망 및 뇌혈관질환 발생률이 증가했다.

약제를 잘 복용한 대상에 비해 약제 순응도가 낮은 환자는 사망률이 최대 45%까지 늘었다. 뇌혈관질환 발생위험 또한 최대 41%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를 이끈 김연용 센터장은 “5년간의 누적 결과를 비교하면, 당뇨 진단 초기부터 약을 잘 처방 받고 복용하기만 해도 1만 명당 240건의 사망과 152명의 신규 뇌혈관질환 발생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2016년 2월 발표된 ‘복약순응이 입원위험 및 의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이란 연구에서는 당뇨환자의 복약순응도가 입원위험 및 의료비 지출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2003년부터 2011년 사이 당뇨병 치료제를 처음 복용한 신규환자를 2013년까지 추적 관찰했으며 1만3848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대상이 됐다.


연구 결과, 복약순응하는 경우 복약불순응하는 경우보다 외래비용이 12.6%, 약국비용이 29.5% 증가해 전체의료비 지출이 10.3% 높았지만, 입원비용은 33.7% 낮았다.


해당 연구에서는 합병증 발생위험 및 사망 위험 또한 복약 순응 환자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복약에 순응하는 환자의 경우 복약불순응 환자보다 합병증 발생위험이 0.766배, 당뇨병 및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위험은 0.459배 낮았다.


같은해 발표된 ‘제2형 당뇨환자에서 외래 복약순응도와 당뇨합병증의 관계’ 연구에서도 복약순응도가 높을수록 당뇨합병증 발생률이 낮아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해당 연구는 2002년부터 2012년까지 건강보험공단에 청구된 자료에서 만 30세 이상이면서 최초 당뇨병 진단을 받고 외래에서 경구용 혈당강하제 처방을 받은 1만9317명을 대상으로 했다.


조사 결과, 복약순응도가 우수한 군의 당뇨 합병증 위험도를 1.00으로 봤을 때 복약순응도가 보통인 군은 1.17%, 미흡인 군은 1.32%, 불량인 군은 1.17%로서 복약순응도 수준이 낮을수록 당뇨 합병증 위험도가 높았다.


복약여부 추적하는 디지털 알약·복용약 줄이는 복합제 등 대안 부상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최신 방편으로는 의료기기와 의약품을 결합한 디지털 알약이 주목받고 있다.
 

환자의 투약 기록을 추적하는 센서가 부착된 디지털 알약은 경구 화학요법 약물의 시간, 복용량과 유형에 대한 정보를 안전하게 확인하고 기록 및 공유해 임상 의사가 환자를 더 꼼곰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디지털 알약을 통해 환자는 집에서 경구 화학요법을 받을 때 관리를 받지 못한다는 불안감과 약물을 제대로 복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디지털 알약과 연결된 시스템은 환자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났을 때 담당 의사나 간호사, 또는 간병인에게 경고 알람을 전달한다.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유일한 디지털 알약으로 조현병 치료제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Abilify MyCite)가 있다.


이는 일본 오츠카제약의 조현병 치료제 아빌리파이에 미국 벤처기업 프로테우스디지털헬스가 개발한 칩을 넣은 제품으로, 조현병 환자들이 약을 거부하는 일이 많다는 데서 착안해 개발됐다.


아빌리파이 알약에는 모래 알갱이 크기의 소화 가능 센서가 내장돼 있다. 센서는 위액과 접촉하면 시간이 기록된 ID 신호를 생성하고 약이 복용되었다는 메시지를 웨어러블 패치에 전송한다. 이후 패치가 기록된 날짜와 시간을 모바일 마이사이트 앱으로 전송하는 형식이다.


디지털 알약 개발은 센서 제작 비용으로 인한 비싼 약값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정체된 상태다. 아빌리파이 마이사이트는 미국에서 한 알에 약 7만원이다.


복약해야 될 약의 갯수가 많은 고령환자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복합제가 개발되고 있다.

유한양행 로수메트서방정은 고지혈증치료제 성분인 로수바스타틴과 당뇨병치료제 성분인 메트포르민을 결합시킨 최초의 복합제로 2018년 6월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앞서 LG화학은 당뇨병치료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와 로수바스타틴 성분을 합친 제미로우를 출시한 바 있다. 같은해 5월에는 CJ헬스케어, 대웅제약, 제일약품이 고지혈증치료제 성분인 아토르바스타틴과 메트포르민을 결합한 복합제 허가를 받았다.


이 같은 복합제 개발에는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상당수가 고지혈증을 동반하고 있다는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해당 복합제들은 개별 성분을 동시에 복용하는 경우에만 복용할 수 있도록 허가되면서 약제별 스위치 처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복약순응도 개선법으로는 환자 대상 '당뇨교육' 핵심


한편, 의료진들은 당뇨환자의 복약순응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데 이어 이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당뇨 교육이 핵심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정용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총무이사는 “복약순응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환자가 자기 병에 대한 인사이트, 인식이 있어야 한다. 당뇨 조절의 중요성과 합병증 가능성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알약 등 아무리 좋은 최신 기기가 개발되더라도 결정적인 도움은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자에 대한 당뇨 교육에서 그가 중요하게 꼽은 것은 환자와 의사 사이의 유대감이다. 당뇨 교육 방법으로 그는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사업을 언급하면서도 “환자들이 상담료를 10% 내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식생활의 서구화 등을 이유로 당뇨 발병 나이가 어려지고 있는데 젊은 환자들에게 일차의료만성질환관리사업을 제안하면 바쁘다고 거절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당뇨캠프에 대해 그는 “시간적, 금전적 비용이 들기 때문에 환자 참여가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정용 이사는 “약 복용만으로 당뇨가 좋아진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식이, 운동 등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환자에게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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