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적 지지 받는 노인, 인지기능 높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 해마 부피 연관성 규명
2019.11.12 08:2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주변인들로부터 충분한 정서적 지지를 받는 노인은 인지기능이 높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정서적 지지가 해마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한 첫 연구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최근 노인학저널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정서적 지지가 해마 부피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돌봐주고 이해해준다는 느낌은 소속감과 자존감을 높일 뿐 아니라 뇌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 인지 기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서적 지지도는 대화가 필요할 때 들어주며 고민을 털어놓고 문제를 이해해주는 상대가 있는지에 따라 측정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정서적 지지가 인지기능과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그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기억력을 관장하고 있어 인지기능과 연관 깊은 해마가 정서적 지지와 인지기능 간의 관계를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해마와 인지기능 관계 규명을 위해 매개분석을 실시했다.
 

치매에 걸리지 않은 60세 이상 410명을 정서적 지지 점수에 따라 점수가 낮은 그룹(108명)과 보통의 점수를 가진 그룹(302명)으로 나누고 정서적 지지와 인지기능 사이의 연관성을 해마 부피로 설명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정서적 지지 점수는 사회적 지지 조사 도구를 이용해 측정했고 전반적 인지기능 수준은 CERAD 검사, 총점(CERAD-TS), 언어적 기억력 수준은 언어적 기억검사 점수(VMS)로 각각 평가했다.
 

그 결과 정서적 지지가 높은 그룹은 CERAD-TS와 VMS가 높았다. 또한 정서적 지지가 CERAD-TS에 미치는 영향의 24%는 좌측 해마, 12%는 우측 해마가 매개했다. VMS에 미치는 영향의 20%는 좌측 해마와 연관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받고 있는 그룹은 그렇지 못한 그룹에 비해 인지기능이 더 좋고 이러한 효과의 약 1/3은 정서적 지지가 해마 부피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으로 매개된다는 의미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평소 정서적 지지를 충분히 받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노인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횡단적 연구인 만큼 정서적 지지와 해마 부피, 인지기능 사이의 인과 관계를 직접적으로 증명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한 결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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