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25만 거제시 대우병원 '분만실·신생아실' 폐쇄
유일한 '응급 분만실'도 3월1일 운영 중단···조선경기 불황에 분만 급감 등
2020.01.07 06:2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인구 25만명의 경남 거제시에도 응급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의 분만실이 문을 닫는다. 급감한 출생아 및 분만이 원인이다.
 

대우병원은 최근 “출산율이 낮아지고 적자가 쌓여 오는 3월 1일부터 불가피하게 분만실·신생아실 등 산과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이곳 병원은 2년전 산부인과 외래, 신생아실, 가족분만실을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하는 등 여성 클리닉을 확장, 운영해 왔다.​


병원은 “지역 내 종합병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산과를 운영 유지해 왔지만 더 이상은 산과(분만실, 신생아실)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는 결정에 이르게 됐다”며 “불편을 드린 점 양해 바란다”고 사과했다.


거제시에는 3개 병·의원이 산과를 운영한다. 이 중 응급분만이 가능한 곳은 종합병원이 유일하다.


분만실은 24시간 운영이 원칙이어서 의료진이 많이 필요하지만, 최근 저출산에 낮은 분만 수가, 의료사고 위험 등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기피는 심각한 수준이다. 국내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1명 밑인 0.98로 떨어졌다.
 

‘조선업 도시’인 거제시는 일자리를 찾아 정착한 젊은층 덕분에 타 시·군보다 출산율이 비교적 높았다. 하지만 조선 경기 불황이 지속하면서 출생아 수와 분만 건수가 동시에 급감했다.


2016년 3200여명이던 이 지역 출생아 수는 2018년 2000명 수준까지 떨어졌다. 분만 건수는 같은 기간 2100여건에서 1400여건으로 줄었다.


한편, 정부는 저출산으로 산부인과 분만실 폐쇄가 잇따르자 지난 2011년부터 분만 취약지를 지정, 산부인과 설치·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분만실 설치비 절반(약 6억원)과 운영비 절반(2억5000만원)을 매년 지원하면 나머지는 지자체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전국적으로 ‘분만 취약지’는 전국적으로 32곳에 달하지만, 이 중 단 한 곳도 해당 분만 산부인과 설립을 지원하는 예산을 신청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올해 예산안에선 산부인과 설치 지원 비용이 아예 제외됐다.


분만 취약지 지자체들은 “정부 지원 받아봐야 분만실 야간 당직까지 돌릴 만큼의 의사, 간호사 인력 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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