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후 5년 삼성서울병원, 코로나19 환자 첫 입원
체계화된 감염관리 구축, 음압병상 확보·컨트롤타워 설치·프로토콜·교육 강화 등
2020.03.02 05:58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메르스 사태 이후 감염 시스템을 전격 보완한 삼성서울병원이 대구·경북 지역 음압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진자를 받겠다고 자원하고 나섰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 2월 28일 오후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원내 병상에 격리, 치료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 원내 감염으로 아픔을 겪은 삼성서울병원이 이번에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겠다고 자원할 수 있었던 것은 감염 관련 병원 환경 및 시스템을 철저히 개선했기 때문이다.

먼저 병원은 메르스 이후 2016년 5월 중환자실 2실, 일반병실 6실, 총 8병상 규모의 음압격리병동을 마련했으며, 현재 총 17개의 음압병상을 구비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에는 음압병실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었다.

응급실 위치 역시 본관과 떨어진 별도 건물에 배치했고 크기도 기존 404평에서 567평으로 확장했다.

물리적인 시설 보완 이외에도 감염 프로토콜을 대폭 강화했다. 신종 감염병을 항시 염두에 두고 의심환자 폭을 넓혀 격리진료소로 빠르게 격리 조치해 다른 환자와의 접촉을 방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병원의 발빠른 감염 대처는 2018년 메르스 당시 증명됐다. 삼성서울병원은 공항 검역 단계에서 발열, 호흡기 증상, 낙타 접촉 사례가 없어 메르스 확진을 받지 않았던 A씨를 메르스 환자로 의심해 즉각 신종 감염병 환자 대응지침을 시행했다.

환자가 도착한 즉시 응급실 외부 격리진료소로 선제 격리 조치해 다른 환자와의 접촉을 분리했고 이후 해당 환자는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과거 병원 내 의료진 감염 이유 중 하나였던 레벨D 보호구 착용 지침도 중요하게 이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르스 당시 삼성서울병원에서는 확진환자 진료 시 레벨D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아 2명의 의료인이 감염됐다.

메르스 이후 2015년부터 병원은 고위험감염병 대응 전담팀을 구성했고, 해당 팀과 관련 부서에 레벨C, 레벨D 보호복 착탈의 방법과 보호복 착의 후 술기 및 간호처치 실습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내원 및 입원실 출입 제한도 대폭 강화했다. 삼성서울병원은 2016년 4월부터 국내 최초로 'IC칩'이 내장된 출입증이 있어야만 환자 병문안을 할 수 있도록 입원실 출입방식을 바꿨다.

모든 입원실 앞에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고, 면회 시간 외에는 철저하게 환자와 문병객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다. 면회 시간이 아니면 엘리베이터 이용도 가급적 제한하도록 곳곳에 보안요원을 배치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날부터 병문안 시 보호자 1명만 방문할 수 있게끔 즉각 내원객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외래 환자 등 모든 내원객들을 대상으로 열감지카메라와 손목 체온계를 이용해 이중으로 발열 증상 확인을 하고 있다.

2월 26일부터는 출입 제한을 더욱 강화해 방문 장소 및 확진자 접촉 내역에 관계없이 발열, 호흡기 증상을 모두 보이는 내원객 대상으로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단일 증상자는 모든 해외국가 및 대구·경북지역 방문력 혹은 방문자 접촉력이 있으면 내원이 불가하며, 무증상자는 국내외 위험 지역 방문이력 및 확진자 접촉력이 있을시 내원이 제한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모든 신종 감염병 관련 대책을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병원은는 메르스 사태 이후 원내 ‘신종CoV(코로나바이러스) 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즉각 대책본부를 가동했으며 의료진에게 관련 지침을 전달하는 등 원내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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