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코로나19 '엇박자 행정'···병원들만 '곤혹'
감염병과 사투 벌이는 의료기관 '허탈'···'무개념 정책' 비판
2020.03.02 12:1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코로나19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한 관계기관과 의료기관의 사투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부처 간 엇박자 행정이 병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한쪽에서는 일선 병원들이 선별진료와 확진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개념 없는 정책을 전개하며 공분을 사는 모습이다.
 
정부부처 간 엇박자 행정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에 발송한 교통사고 환자 관련 공문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공문에서 의료기관들의 교통사고 입원환자 관리 철저와 함께 지자체 및 보험업계에는 법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엄중하게 조치하라는 주문이 담겼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31번 환자가 교통사고로 한방병원 입원한 상태에서 수시로 외출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자 후속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멈추라는 복지부 vs 잡으라는 국토부
 
해당 공문에 병원계는 공분했다. 전국 의료기관이 코로나19로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고, 감염 확산 방지와 환자 치료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적절치 못한 행정이라고 성토했다.
 
특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일선 의료기관들이 감염병 대응에 총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각종 조사, 평가, 인증을 잠정 중단한 점을 감안하면 부처 간 엇박자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복지부는 국가적인 보건위기 상황임을 감안해 감염병 환자 치료와 국민건강 수호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병원계 요구를 수용해 모든 조사, 평가, 인증을 한시적으로 유보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보험회사에서 교통사고 환자의 외출, 외박 기록을 열람하거나 청구할 경우 의료기관들은 적극 협조해야 한다며 조사를 독려하는 등 복지부와는 상반된 행정을 폈다.
 
병문안 전면금지 등 혹시나 모를 외부인에 의한 감염 차단에 나서고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의료기관들에게 대놓고 보험회사 직원들의 요구에 응하라는 주문을 내린 셈이다.
 
공문을 전달받은 유관단체 중 대한병원협회가 강력히 반발했다. 작금의 상황에서 일선 병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행정이라는 지적과 함께 회원병원 대상 공문 전달을 거부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보험사기나 나이롱환자 단속 필요성에는 십분 공감하지만 국가적인 보건위기 상황에서 전개할 행정은 아닌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어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병원들의 피로도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부처 간 엇박자 행정에 일선 병원들은 허탈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병원협회가 강력히 반발하자 국토교통부는 급하게 입장을 선회했다.
 
국토부는 손해보험협회 등 보험업계에 공문을 보내 교통사고 부재환자 점검과 관련해 현재 의료기관들이 출입통제, 진료 및 검사 강화 중인 상황 등을 감안해 달라고 주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31번 확진자로 교통사고 입원환자 관리 논란이 불거졌고, 원칙적인 차원에서 기존 제도와 법령을 환기시키려 했던 것이라고 해당 공문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병원들에게 부담을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병협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보험업계에도 이러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전장 속, 매주 회의 참석하라
 
고용노동부 역시 정부부처 간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해 지방관서별 긴급대응 협의체를 구성토록 하고, 본부 TFT와 연계 운영토록 했다.
 
문제는 이 협의체에 각 지역의 특수건강진단기관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로자 직업병 신속 인지 및 후속 대응 차원이지만 협의체에 참여하는 병원들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가뜩이나 코로나19 선별진료 및 검체채취 등 각종 업무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상황에서 매주 정기적으로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게 여간 부담이 아니다.
 
실제 긴급대응 협의체는 주 1회 이상 현안점검회의를 개최토록 했다. 주요 현안과제 발생시에는 수시로 회의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협의체 소속 병원 원장들은 코로나19와 싸우다가도 매주 이 회의가 소집되면 회의장으로 향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대리 참석이 가능하다고 돼 있지만 여간 눈치 보이는 게 아니다.
 
한 중소병원 원장은 이런 위기 상황에서 여러 컨트롤타워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은 상당히 비합리적이라며 방역당국, 지자체도 모자라 각 부처에서 전개하는 각종 행보에 병원들의 속이 터진다고 토로했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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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03.03 13:47
    근데 국토부의 공문이 뭐가 잘못된건지 난 이해가 잘 안되네. 모든 병원들이 외출외박관리를 철저히 해야하고 철저히 해달라고 요청한거잖아? 근데 이게 무슨 상반된 행정이야? 그럼 환자들 외출외박 관리 안하고 31번 신천지 아줌마 처럼 두라고? 그리고 막말로 미쳤다고 보험사도 이시기에 병원에 그딴 요구를 할까. 최소한 첫번째 꼭지는 억지로 끼워맞춘거 아닌가
  • 불편한 기사 03.02 14:08
    이 글을 쓴 기자의 기사를 보면 항상 드는 의문?

    이 기사가 담고 있는, 이 기자가 전달하고 자 하는 기사내용은 뭐지? 하는 의문이 든다

    사실상황보도가 아니라 정치적인 갈등과 문제만을 극혐단어로 뽑아내어 기사를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이런 기사를 읽고 나면 왠지 불쾌해지는 이유가 뭘까? 
  • 03.03 09:13
    의료현장이 어찌 돌아가는지 얼마나 급박한지 모르고 책상에만 앉아 있으니 기사가 이해가 안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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