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력 없는 '어린이 난청' 비밀 풀렸다
분당서울대병원 최병윤 교수팀, 유전자 결합 요인 규명
2020.04.02 09: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가족 중에 난청환자가 없더라도 유전자 결합에 의해 난청이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左 최병윤 교수, 右 김봉직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과 충남대병원 이비인후과 김봉직 교수팀은 최근 소아 감각신경성 난청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의 중요성을 규명했다.
 
감각신경성 난청이란 소리를 감지하는 기관인 내이 손상 또는 내이에서 분석된 소리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의 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소리를 듣지 못하는 정도에 따라 경도, 중등도, 고도, 심도난청으로 분류된다.
 
고도난청에 비해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도 난청과 보통의 대화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경·중등도 난청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아 난청의 경우 한창 말을 배울 시기에 정확한 말소리를 듣지 못하면서 정상적인 언어발달에 문제가 생기고, 뇌에도 영향을 미쳐 학습발달 측면에서도 심한 장애 가능성이 높다.
 
청각재활 방편으로 인공와우이식이 빈번히 이뤄지는 고심도 난청에 비해 오히려 이러한 경중등도 난청은 간과하기 쉬운 탓에 적절한 치료가 제 때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향후 언어발달 및 의사소통, 나아가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고심도 난청보다 더 큰 후유증을 남기게 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최병윤 교수팀은 유전적 원인 연구를 시행했고, 가족력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라는 점을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가 의미를 갖는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된 이번 한국인 대규모 코호트 연구는 난청 가족력이 없는 15세 미만의 경중등도 난청 환자 8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62.7%가 유전적 요인이 난청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절반 이상이 STRC라는 단일 유전자에 의한 것이었다.
 
두 번째로 많은 MPZL2 유전자 원인까지 합하면 유전적 요인의 약 75%가 이 두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유전자는 성염색체를 제외하고 똑같은 유전자를 두 개씩 갖고 있다. 부모가 난청이 아닌데도 아이에게 난청이 생기는 게 바로 부모로부터 아이에게 난청 유전자만 전달된 경우다.
 
유전자 하나에 문제가 생겨도 또 다른 하나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면 난청이 생기지 않지만, 부모로부터 난청 유전자만 두 개를 전달 받은 경우에는 난청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경중등도 난청 유전적 원인에 대한 세계 최초의 대규모 연구로, 유전형에 따라 다양한 개별 맞춤형 청각재활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가 정상적인 청력이더라도 난청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만큼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녀의 난청 발생 원인을 파악하면 보다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유전의학(Genetics in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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