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경쟁 '연구비' 수주···빅5 병원·국립대병원 강세
한양대·순천향천안 등 일부 사립대병원 아쉬운 성적표
2022.03.17 07: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박정연 기자/기획 3] 사상초유 신종 감염병 사태는 병원 경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메르스 학습효과 탓에 환자들은 의료기관 내원을 꺼렸다. 강화된 방역지침과 의료진 감염 등은 수술 일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든든한 ‘캐시카우(Cash cow)’였던 건강검진, 장례식장 역시 타격을 입으면서 경영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첫 해인 2020년 45개 상급종합병원 및 주요 병원의 경영 성적표를 통해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되짚어본다. 각 병원 재무자료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시하는 개별 의료기관 손익계산서를 참고했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⓵ 코로나19 첫해, 상급종합병원 경영지표 암울
⓶ 병원 '캐시카우' 건강검진·부대시설도 코로나 영향권
⓷ 자존심 경쟁 '연구비' 수주, 빅5 병원·국립대병원 강세
⓸ 감염병 사태 중 의료기관 고용증가…인건비 비중 높은 병원은
 끊이지 않는 의료분쟁, 병원별로 소요한 분쟁비용은

상급종합병원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물론 중증환자 치료겠지만 국내 최고 의료진이 포진한 기관으로써 수행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연구’다. 의료진은 자체적 또는 외부 요청으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한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보건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 제도를 도입하고 연구역량이 우수한 병원을 선정하면서 병원 내 연구 활성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제 연구수입은 단순한 수치가 아니라 병원, 특히 의료진의 학술적 역량을 판가름할 잣대로 통용된다.
'명불허전', 빅5 병원 절대적 비중

상급종합병원들의 연구수입 통계 중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을 살펴보면 연구 역량에서도 ‘규모의 경제’는 유효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빅5 병원 중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4개 병원(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세브란스병원)이 1~4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4개 병원은 모두 복지부 지정 연구중심병원이다.
 
1위는 서울대병원 몫이었다. 서울대병원은 2020년 한해 연구비로만 956억7321만원을 수주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759억897만원은 수탁연구, 144억8095만원은 임상시험이었다.
 
이어 2위를 차지한 서울아산병원은 896억2404만원의 연구비를 수주했다. 전액 수탁연구수입으로 분류됐다. 3위와 4위는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으로 두 병원은 각각 806억1176만원, 541억8074만원을 기록했다.
  
서울성모병원은 172억2681만원의 연구비를 수주하며 9위에 머물렀다.

다만 빅5를 제외한 다른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들은 상위 10위권에 들지 못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병원이 2곳(분당서울대병원‧가천대 길병원)과 비수도권(전남대‧전북대‧경북대)이 3곳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와 가천대 길병원은 각각 427억1336만원, 177억3809만원의 연구수입으로 5위와 8위를 기록했다. 가천대 길병원의 경우 연구중심병원에 속한다.
 
연구비 수주는 국립대병원들이 강세를 보였다. 전남대병원와 전북대병원은 각각 215억9073만원, 201억5761만원으로 나란히 6~7위를 기록했다. 경북대병원은 151억2773만원으로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10위권에 진입한 병원 중 6곳(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경북대병원)이 국립대병원들이었다.
 
이 외에도 부산대병원이 11위(142억8763만원), 충남대병원과 충북대병원이 각각 12위(141억4810만원)와 15위(113억4624만원)에 이름을 올려 상위권에 위치했다.
 
화순전남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도 19위(67억7575만원)와 24위(43억2719만원)를 기록해 지방 국립대병원 분원으로서는 선전했다. 다만 국립경상대병원은 24억951만원으로 35위를 기록하면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주요 사립대병원 11~20위권 포진
 
11~20위권에는 주요 사립대학병원들이 다수 포진했다. 고대안암병원과 고대구로병원은 각각 131억8354만원, 125억2438만원으로 나란히 13, 14위를 차지했다.

이어 중앙대병원(98억3602만원), 인하대병원(97억2708만원), 경희대병원(79억2016만원) 등이 16, 17, 18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건국대병원(64억9278만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63억3531만원)이 많은 연구비를 수주했다. 45개 상급종합병원 중에서 20, 21위를 차지했다.

21~30위권에는 지방 소재 주요 대학병원들이 주로 자리해 있었다.
 
계명대동산병원은 59억626만원 연구비를 수주하며 비수도권 사립대병원 중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이어 동아대병원(43억4801만원), 단국대병원(40억9355만원) 등이 40억원 이상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고대안산병원은 37억5233만원으로 형제병원들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고, 건강검진 수입이 가장 많았던 강북삼성병원도 연구비(37억3132만원)에서 약세를 보였다.
 
뒤 이어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37억1019만원)과 영남대병원(36억4333만원)이 각각 29,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31~45위권을 살펴보면 수도권 주요 대학병원인 아주대병원은 연구수입 자체는 31억3835만원으로 비교적 적은 편에 속했다.

연구중심병원 연구수입의 경우 19억3803만원으로 나타났는데, 상위 몇 개 대학에 해당 수입이 집중되면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

다음은 원광대병원이 26억1607만원으로 33위에 올랐다. 34위에는 연구비 수입 전체 2위를 기록한 서울아산병원의 관계병원인 울산대병원(24억950만원)으로 나타났다. 
 
35위는 24억950만원의 연구수입과, 6억2500만원의 연구중심병원 연구수입을 거둔 국립경상대병원이다. 국립대병원 중에선 가장 낮은 순위다.
 
36, 37위에는 수도권 병원인 이대목동병원(22억1382만원)과 인천성모병원(17억1766만원)이 이름을 올렸으며, 이어 대구가톨릭대병원(14억6609만원) 또한 10억원대 연구수입을 거뒀다.
 
하위 8개 병원은 연구수입이 10억원에 채 미치지 못했다. 순천향부천병원(8억4286만원), 조선대병원(7억8925만원)과 및 한림대성심병원(7억8309만원)은 각각 38, 39, 40번째로 연구수입이 많은 병원이었다.
 
이어 삼성서울병원의 관계병원인 삼성창원병원이 6억1663만원으로 나타났다. 하위 3개 병원인 한양대병원, 순천향천안병원, 강릉아산병원은 연구수입이 5억원을 넘지 못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병원으로 꼽히는 한양대병원은 3억9973만원에 그쳤으며, 순천향대천안병원(3억7730만원)과 강릉아산병원(2억6365만원)도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한편, 연구수입의 경우 병원이 아닌 산학협력단 등 별도 조직으로 회계처리가 이뤄지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의료기관 손익계산서에 반영되지 않을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신용수·박정연 기자 (mut@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댓글 5
답변 글쓰기
0 / 2000
  • ㅋㅊㅋ 03.18 11:40
    산학협력단 회계로 반영하는 연구수익 비중이 높은 병원들도 있는데 합산하여 기사화 하는 것이 진정한 연구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연구수익이 나머지 3개 구분 합이 맞나요? 합이 일치하는 않네요.
  • ㅁㄴㅇㄹ 03.17 08:55
    병원귀속연구비만 있네요.. 대학 산학협력단으로 귀속되는 연구가 많을텐데요..
  • ㅋㅊㅋ 03.18 11:40
    산학협력단 회계로 반영하는 연구수익 비중이 높은 병원들도 있는데 합산하여 기사화 하는 것이 진정한 연구역량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 같습니다.

    연구수익이 나머지 3개 구분 합이 맞나요? 합이 일치하는 않네요.
  • ㅁㄴㅇㄹ 03.17 08:55
    병원귀속연구비만 있네요.. 대학 산학협력단으로 귀속되는 연구가 많을텐데요..
  • 03.17 17:18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기사에도 언급했듯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공시하는 개별 의료기관 손익계산서를 기반으로 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