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의료진 '영상‧감성 글' 논란
某대학병원 응급실 간호사·응급의학과 교수, 게재 후 확산되자 '삭제'
2022.11.01 19:24 댓글쓰기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인파에 짓눌려 155명이 압사하는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일부 의료진이 이를 주제로 개인 SNS에 브이로그 및 감성적 글 등을 게재해 비판을 받았다.


서울 某대학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A씨는 지난 3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태원 압사 사고, 병원 소생실로 달려갔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급히 병원으로 향하는 A씨 모습과 긴박한 처치가 이뤄지는 응급실 현장 등이 담겼다.


영상 초반 A씨는 "응급실에 심정지 환자가 다수 내원 예정이라는 동료 연락을 받고 나왔다"라며 "빨리 옷을 갈아입겠다"고 말했다. 


동료와 택시를 탄 A씨는 택시 기사에게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가 달라"며 부탁 후, 응급실로 뛰어간다.


A씨는 응급실 내부 역시 촬영했다. 의료진이 긴박하게 처치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벌써 네 번째 심정지 환자가 도착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정신 차리고 보니 2시간 30분이 흘러있었다"라는 자막과 함께 병원 시계를 보여주기도 했다. 영상 말미에는 A씨가 "다 살리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 말하며 퇴근하는 모습도 담겼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안타깝다는 사람이 브이로그 소재로 활용해 바로 영상을 올릴 생각을 하냐’, ‘의료인으로서 자격이 없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고생하는 건 알지만 참사를 조회수에 이용하는 건 소시오패스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영상이 논란이 되자 A씨는 급히 영상을 삭제하고 해명이 담긴 사과문을 올렸다.


A씨는 “비난 댓글이 많아서 속상하다. 동료 연락을 받고 무페이로 3시간 동안 환자 살리고 퇴근한 다음 편집했으며 환자가 있을 때는 영상을 찍지 않았다. 조회수 각을 잡아 신났겠다고 하시는데 의료인으로서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 某대학병원 B교수도 사고 발생 직후 개인 SNS에 게재한 장문의 글이 논란을 빚었다. 당시 사고 현장 인근에 있던 B교수는 사태를 접하게 된 경위와 느낀 심정 등을 글로 써내려갔다.  


글에는 '병원 사람들과 몇몇 지인에게서 안부를 묻는 문자가 왔다. 나는 그 근처에만 있었다고 답했다. 술자리는 침울해졌다', '우리는 이 자리를 영영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흩어지도록 합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자신이 영상을 통해 접한 사상자에 대한 의학적 분석도 이어갔다. '누적된 하중이 인체를 누르면 흉부를 압박하고, 흉부가 압도적 압력으로 눌리면 숨을 쉬어도 흉강이 팽창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그 예다. 


또 '곧장 집으로 돌아갈 수 없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현장에 갔고, 도울 것이 없을 테지만 국가적 재난을 내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저 사람들이 살아난다면 기적에 가깝다. 이미 손쓸 수 없는 죽음이 찾아온 것이다', '새벽 네시가 넘어서도 흥분한 사람들의 괴성이 집 안까지 들렸다. 나는 오늘을, 이 감각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는 내용 등으로 글은 마무리됐다. 


B 교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이자 수필가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코로나19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 유명세를 얻었다. 


그 역시 해당 글이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