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원장 박승일)이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능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 문을 두드린다.
병원에서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은 물론 의료기기를 포함 향후 개발할 기술 등을 HD현대그룹에 모두 이전, 글로벌 상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기존 제약사 중심이 아닌 국내 최대 규모인 서울아산병원 연구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여기에 병원 중심 신약개발 및 기술이전 등의 성과가 실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병원의 신약개발 연구 역량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재계 10위권인 HD현대그룹 자본이 투입되면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어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의·약학 연구개발사 ‘AMC사이언스(Asan Medical Center Science)’를 설립했다. 이 회사에 서울아산병원이 신약개발 및 연구 역량 중심으로 협력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져 추이가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기존 병원 연구조직인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개발 중이던 신약 후보물질, 세포치료제, 의료기기 등 연구 자원을 AMC사이언스를 통해 기술이전 등 전 세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AMC사이언스의 AMC(Asan Medical Center)는 서울아산병원 영어 약자로, 아산병원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의료기관이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활용 가치가 크다는 관측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주요 암, 희귀·난치성 질환 등 신약을 효율적이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AI) 기반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고, 간암 면역항암제 효과 확대 신약 타깃물질 발견, 심근경색을 막는 새 표적 물질 발견 등 연구 성과도 눈길을 끈다.
병원, 글로벌 기술이전 등 확장 도움 제공…로열티 수령 등 새 수익 창출 모색
이와 관련,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AMC사이언스는 병원이 가지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 등을 이전하는 데 역할을 가진 개념”이라며 “근본적으로 아산병원 기술을 기반한 글로벌 기술이전 등 확장에 도움을 주고 그 과정에서 로열티 계약 등 방식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사재를 출연한 공익재단이다. 그동안 모기업인 HD현대가 병원의 연구역량을 활용해 사업에 나서진 않았다.
하지만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은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꼽는 등 시장에 관심을 드러내 왔다. 그러다 최근 AMC사이언스를 설립하고 난치성 질환 등 신약 개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게 된 것이다.
이에 HD현대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의·약학 연구개발업 중심 자회사 ‘AMC사이언스’를 설립했다. 초대 이사회는 HD현대그룹 중심의 사내이사 3인으로 꾸려졌다.
부지홍 HD현대미래파트너스 대표를 대표에 선임했으며 사내이사에 이상혁 전무와 남궁훈 전무가 임명됐다. 각각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에서 재무와 지원업무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후 서울아산병원에서 임원으로 합류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당초 AMC사이언스는 아산병원이 지난 2023년 4월 조유숙 알레르기내과 교수를 실장으로 법인까지 냈으나 폐업, 청산하고 HD현대 중심으로 재편됐다.
출범 당시 실장을 맡았던 조유숙 교수는 현재 서울아산병원 신약개발지원센터 소장직을 맡고 있는 상태로, AMC사이언스에서도 기술이전 등을 위해 신약 연구 역량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아직 조직도에 병원 측 임원 합류 얘기는 듣지 못했다”며 “아마 병원에서 연구개발에 참여했던 분들이 임원으로 올 수는 있겠지만 설립 초기이다 보니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