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수련 환경 개선을 내건 노조 출범에 대해 원칙적인 지지와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수 사회에서는 기대와 함께 우려가 교차하는 복잡한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노조 활동이 수련 본질을 해치거나 또 다른 집단행동으로 이어져 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가장 경계하는 분위기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를 대한전공의노동조합 출범 선언 후 1000명 이상 가입하는 등 신청이 발빠르게 이뤄지는 데 대해 일부 우려감 역시 관측되는 분위기다.
장기간에 걸친 의정사태 이후 전공의 복귀와 함께 노조가 설립되면서 자칫 제2, 3의 의정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등이 주된 이유다.
전공의 노조 출범 배경…“피교육자 신분 아닌 노동자로서 권익 찾겠다”
전공의들이 노조의 깃발을 든 배경에는 더 이상 피교육자라는 신분만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한계 상황이 자리잡고 있다.
주 80시간을 넘나드는 살인적인 근로 시간과 불합리한 수련 환경, 그리고 1년 반 가까이 이어진 의정갈등 속에서 합법적인 단체교섭권과 쟁의권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새로 출범한 전공의 노조는 ▲근로기준법 및 전공의법 준수 ▲수련 환경 개선 및 인권 보장 ▲환자 안전과 국민 건강 최우선 등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며, 병원 측과의 공식적인 대화와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는 개별적인 사직이나 비합법적 파업과는 다른,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목소리를 내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
피교육자 수련과 노동권 사이 '정체성' 혼란
전공의 노조 설립을 바라보는 교수들의 시선이 복잡한 가장 큰 이유는 전공의가 갖는 ‘피교육자’와 ‘노동자’라는 이중적 신분 때문이다.
다수의 교수는 전공의 시기는 전문의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련 과정이며, 이 기간에는 교육과 학술적 성취에 집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교수들도 적잖다.
수도권 대학병원 A 교수는 “노조 결성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전공의는 의사이자 동시에 지식과 술기를 연마하는 학생”이라며 “노동자 권리만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수련 과정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또 다른 교수는 전공의 복귀에 환영의 뜻을 표하고 노조 결성에 대해서는 “심각하지 않은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에 소속된 전공의와 교수 라포 형성 등 그동안 단절됐던 관계에 대한 회복 중요성도 강조했다.
수도권 대학병원 B 교수는 “그간 전공의들의 노동자적 입장이 지나치게 강조됐다고 본다. 이제는 교육을 중심으로 한 전공의 양성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수련의 본질을 강화한다면 노조 설립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점은 노조 설립이 향후 파업 등 단체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오랜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공백 사태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극심한 번아웃을 경험한 교수들에게 ‘합법적 쟁의권’이라는 단어는 무작정 동의하기 어려운 의미가 됐다.
일부에서는 의정사태를 거치며 전공의들이 기득권층이라는 사회적 시선 속에서 노조를 설립하고 단체행동에 나설 경우, 여론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정사태 이후 의사들 단체행동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칫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의미다.
A지방국립대병원 교수는 “노조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결국 파업이고 환자 생명을 다루는 의료 현장에서 진료 거부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노조가 대화와 타협이 아닌, 쟁의행위를 우선 순위에 둔다면 국민적 지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공존의 길 모색 중요…“대정부 등 대화 창구 기능 역할 주목”
물론 모든 교수가 비판적 시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일부 교수들은 전공의 노조가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병원 내 부조리한 관행을 없애고, 전공의들 권익을 보호하는 순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피력했다.
또 교수 노조와 전공의 노조가 의료계 내 노동권 문제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협력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또 다른 수련병원 교수는 “전공의 노조가 투쟁 일변도가 아닌 병원 및 정부와의 합리적인 대화 창구로 기능하며 수련환경 개선과 환자안전 시스템 구축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전공의들을 동등한 동료 의료인이자 후배로서 존중하며, 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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