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연명의료중단 환자가족 범위 축소'
박미라 과장 '5월 전문위원회 열고 현장 목소리 반영 법 개정 속도'
2018.04.27 06:25 댓글쓰기

지난 2월 본격 시행된 연명의료결정제도가 내달 전환점을 맞이한다. 정부가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반영, 제도 개선과 함께 정보시스템 구축에 나선 덕분이다.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박미라 과장[사진]은 26일 전문기자협의회에 만난 자리에서 5월 중 ▲환자가족 범위 축소 ▲공용윤리위원회 운영 ▲정보시스템 사업을 발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달 9일 연명의료전문위원회 개최를 통해 환자가족 전원합의를 통한 연명의료중단 결정 과정의 ‘환자가족 범위 축소’ 작업에 들어간다.
 

의사를 표현하지 못하는 환자 대신 동의를 구해야 하는 가족의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이 경우 모든 가족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현재 의료계에선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 모두 없는 경우 형제자매 등 ‘환자가족’의 범위가 너무 넓거나 불분명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단체에서도 환자 최선의 이익 보장을 위하여 전원합의를 위한 환자가족 범위를 배우자, 부모, 자녀로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합의 가능성이 크다.


박미라 과장은 “이들 의료계, 환자단체 건의를 수렴하는 간담회 이후 종교게, 윤리학계 등을 반영해 법 개정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복지부는 5월 중 전국적으로 8개소의 공용윤리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직접 설치하기 어려운 중소규모 의료기관이 그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공용위원회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국립암센터 ▲충북대학교병원 ▲전북대학교병원 ▲영남대학교병원 ▲부산대학교병원 ▲제주대학교병원 등에 설치된다.


각 공용윤리위원회와의 협의를 통해 관할 지역, 위탁비용, 운영방안 등 구체적인 운영계획을 수립 중이다. 5월 중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관련 계획을 발표하고, 위탁 운영 개시하게 된다.


복지부 "독자적 연명의료 정보시스템 구축 추진···의료기관 수가 지급 거절 사례 없다"

복지부는 연명의료 정보시스템을 독자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27일 연명의료결정법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로 사용자들의 건의사항을 반영, 활용 가능성 및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화면구성 변경, 기능 개선 등 고도화 과정에서 주기적으로 관련 종사자 의견을 청취하고, 사용자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시스템 구축사업은 외주로 진행된다. 5월 중 계약하고 12월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10억원의 예산을 배정 받았다.


박미라 과장은 “현장에선 DUR(의약품처방조제지원시스템)처럼 실시간 운영 가능한 수준의 프로그램을 원하지만 배정된 예산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실제 DUR은 초기 개발에만 140억이 투입됐으며, 매년 업그레이드를 위해 2~30억이 들어가는 높은 수준의 프로그램이다. 연명의료 정보시스템 구축에 투입되는 총 예산은 26억정도다. 내년 1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올릴 예정이지만 반영해줄지 미지수다.


박 과장은 “의료인들이 제도 취지에 공감, 시스템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성과를 냈다는 사실을 정부도 잘 알고 있다”며 “의료인 희생에 기대 운영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시스템 고도화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박미라 과장은 연명의료와 관련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수가청구 및 지급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설명, 일부 오해를 불식시켰다.
 

현재 시범수가는 의료기관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 중에서 4가지 의학적 시술(심폐소생술, 혈액투석, 항암제 투여, 인공호흡기 착용)이 가능한 기관을 대상으로 지급된다.


의료기관은 의료기관윤리위원회를 등록할 당시, 해당 의료기관의 4가지 의학적 시술 가능 여부를 자체적으로 보고하도록 돼 있다. 그 보고 결과를 기준으로 개별 청구 내역에 대한 수가 지급이 이뤄진다.


박 과장은 “현재 법정 서식이 미흡하게 작성됐다는 이유로 수가 지급이 거절되는 경우는 전혀 없다. 기본적으로 의료기관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수가 지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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