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포함 만성질환 발병 원인은 환경호르몬”
을지대병원 이홍규 교수(대사증후군포럼 회장)
2018.03.11 18:10 댓글쓰기

“중금속·플라스틱·다이옥신·농약·제초제 등 인체 직격탄”
“당뇨병의 원인은 환경호르몬이다”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과 인슐린저항성 밀접한 관계”

지난 40여 년 동안 환경호르몬에 대해 연구해온 을지대병원 내분비내과 이홍규 교수가 세계 최초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환경호르몬은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와 마시는 물, 먹는 음식으로 신체에 들어와 갖가지 악(惡) 영향을 주는데 당뇨병의 원인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이홍규교수를 데일리메디 논설위원 겸 월간 당뇨뉴스 이찬휘주간이 만났다.


Q. 환경호르몬과 당뇨병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당뇨를 일으키는 것이 환경호르몬 때문이다. 내가 수십 년 동안 연구해서 찾아냈다. 측정하는 방법도 새로 개발했다. 환경호르몬이라는 것이 몸에 들어오면 핏속에 녹는다. 그런데 환경호르몬이 지용성이어서 핏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에 녹아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세포를 만나면 세포 속으로 들어간다. 세포의 세포막과 세포벽은 지방조직이기 때문에 지용성인 환경호르몬이 쉽게 뚫고 세포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세포 속으로 들어간 환경호르몬은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를 망가트린다. 그러면 mitochondria는 죽지 않고, 살지도 않은 단순히 기능을 안 하는 휴업 상태가 된다. 이후 종류가 다양한 환경호르몬이 세포 속에 들어가 mitochondria의 주요 부분을 망가트린다. 그러면 세포 속에서 호르몬이 생성되지 못하는 등 다양한 장애를 초래한다. 환경호르몬이 췌장으로 들어가면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해 당뇨병에 걸리게 되고, 근육에 들어가면 근육이 기름으로 변한다. 간에 들어가면 간 기능을 떨어지게 해서 지방간이 생기고, 인슐린의 작용을 억제하는 간 기능을 망가트려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또 혈관, 뇌, 심장에 들어가면 기능이 전반적으로 떨어지고, 콩팥 기능도 저하되고, 골다공증도 생긴다. 만성 퇴행성질환의 원인도 사실상 알고보면 전부 환경호르몬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Q. 어떤 환경호르몬 때문인가

 환경호르몬은 종류가 많다. 흔히 4가지로 분류한다. 첫 번째가 중금속이다. 수은, 비상, 비소, 카드뮴, 납, 셀레늄 등 4~5가지가 있다. 하지만 비교적 많지 않고 드물다. 주로 음식을 통해 우리 몸으로 들어온다. 두 번째는 플라스틱 계통인데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비스페놀A 라는 것과 프탈레이트’라는 것이 환경호르몬을 배출하는 오염물질이다. 딱딱한 플라스틱이 대표적이다. 카드 영수증에도 코팅돼 있어 영수증을 발행할 때 미량의 가스가 올라온다. 세 번째는 팝스라는 것이 있다.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라고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라고 하는데 다이옥신이 대표적이다. 고온에서 플라스틱이나 음식물 이런 것들을 태우면 필연적으로 다이옥신이 발생한다. 그리고 공기 중에 나와 온 사방으로 퍼진다. 게다가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와 자동차 매연 등 그런 것들이 있다. 게다가 다이옥신과 비슷한 성질을 가진 화학물질이 수 십 가지 있다. 불에 안타는 방염제가 대표적이다. 네 번째는 농약이나 제초제 같은 유기오염물질들로 주변 환경에 계속 쌓인다. 농도가 날이 갈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우리의 토양, 바닷물, 공기가 몇 년 전보다 훨씬 더 오염됐다. 중국에서 오염 물질이 날아오고, 옛날에 없던 자동차가 많아진 것도 큰 원인이다.

Q. 그럼 환경호르몬에 안전한 사람은 없는 것 아닌가

거의 없을 정도다. 깊은 산골에 들어가 산다고 해도 바람을 타고 오염된 공기가 불어오기 때문에 심심산골도 안전하다고 볼 수가 없다. 특히 오염물질은 발암물질이다. 비만이 암의 원인이 되는 것은 비만을 일으키는 환경호르몬이 발암물질이기 때문이다. 당뇨병과 대장암, 유방암이 늘고 있는 것도 환경오염물질, 그러니까 환경호르몬 때문이다. 그런데 환경호르몬은 무색, 무취한데다 종류도 다양해서 측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내가 환경호르몬을 측정하는 방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다. 세포를 이용한 환경호르몬 측정법이다. 그동안 논문 4~5편을 썼고 새로운 논문을 또 쓰고 있다.

정부는 물론 기업에서도 환경오염배출을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을 하고 있다. 자동차도 전기자동차를 만들고, 친환경자동차는 값도 깎아주고, 소각로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환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환자가 ‘당뇨가 걸렸는데 환경호르몬 때문이냐?’고 물어오면 나는 ‘그렇다’고 답을 해준다. 나는 확실하고 정확한 증거를 보여줄 수 있어서 처방 오더를 내고 있다. 이 증거를 논문으로 쓰고 있는데 올 상반기까지 출판 할 예정이다. 내가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은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Q. 어떤 계기로 이번 연구를 하게 됐나

복잡한 변수가 있는데 mitochondria라는 것이 있다. 우리 몸의 에너지를 생산하는 세포 속 소기관이다. 발전소 역할을 한다. 그런데 mitochondria와 인슐린저항성을 연구를 하다보니까 mitochondria 기능 이상과 인슐린저항성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환경오염물질들이 mitochondria의 기능을 망가트려 내분비 체계에 교란이 오는 것을 알게 돼 이 연구를 40년 넘게 하게 됐다. 다이옥신 같은 것은 mitochondria가 그냥 죽지도 않고, 살지도 않고, 기능을 안 하고, 그대로 있는 듯 마는 듯 그렇게 만들어 놓는다. 어떤 것들은 자극을 하고, 어떤 것들은 억제를 하고, 종류가 다른 여러가지 다양한 물질들이 세포 안에 들어가서 mitochondria 기능을 상실시킨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오염 물질들이 이렇게 mitochondria를 망가뜨리는 구나’라는 것을 알아내 측정방법을 새로 만든 것이다.

Q.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음식을 먹으면 우리 몸에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쌓인다. 이 잔류성 오염물질을 먹지 않거나 덜 먹어야 한다. 동물 중에서 오래 산 동물은 그만큼 몸에 오염물질이 쌓여 있기 때문에 되도록 먹지 말아야 한다. 특히 기름 부분은 먹지 말고, 태운 음식도 안 좋다. 구워 먹지 말고 삶아서 먹거나 수육 및 기름은 빼고 먹는게 좋다. 고기를 삶으면 진국이 나온다. 그중에서 기름은 걷어내고, 단백질만 먹는 게 좋다. 예를 든다면 갈비탕을 끓여가지고 기름 다 버리고 먹으면 환경호르몬이 거의 없을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야채와 유산균을 많이 먹어야 한다. 야채와 유산균은 장(腸) 청소를 해 주는 음식으로 노화된 장 세포도 함께 밖으로 배출시켜준다. 노화된 장 세포 속에는 환경호르몬이 많이 쌓여 있는데 야채와 유산균은 노화 세포가 우리 몸을 빠져 나갈 때 같이 빠져나가게 된다. 그리고 야채나 과일을 먹을 때 농약을 쓰지 않은 유기농을 먹는 게 좋다. 농약이 환경호르몬이기 때문이다.


이찬휘 논설위원 기자 (dailymedi@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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