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저 합격률 마취과 '난이도 조절 실패'
전문의 자격시험 결과 처참, 이일옥 이사장 “마음 아프다”
“전공의들이 열심히 준비했을텐데 이런 결과가 나와 마음이 아프네요
.”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이일옥 이사장의 목소리에 아쉬움이 짙게 묻어났다. 늘 전문의 자격시험 합격률 상위권에 있었던 만큼 이번 결과의 충격파는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15일 공개된 제61차 전문의 자격시험 1차 필기고사 채점결과 마취통증의학과는 합격률 84.47%를 기록, 26개 전문과목 중 가장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전체 평균 합격률이 97.55%에 달하고 무려 13개 전문과목이 합격률 100%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마취통증의학과 상황은 참담한 수준이었다.
이번 시험에는 219명의 마취통증의학과 레지던트들이 응시했고, 이 중 185명만이 1차 필기시험을 통과했다. 불합격자는 34명에 달했다.
전체 26개 전문과목 중 불합격자 수가 가장 많았다. 더욱이 90% 이하 합격률은 마취통증의학과가 유일했다.
마취통증의학과의 이러한 성적표는 역대급이다. 실제 최근 5년 간 전문의 자격시험 1차 합격률은 98% 이상을 줄곧 유지해 왔다.
2014년 98.02%, 2015년 98.97%, 2016년 98.46%, 2017년 98.13%였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15%나 합격률이 곤두박질 친 셈이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이일옥 이사장은 ‘난이도 조절 실패’라고 진단했다.
이일옥 이사장은 “필기시험 이후 여러 대학에서 이번 시험이 어려웠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우려는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참담한 결과가 나올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의 자격시험은 대한의학회가 주관하는 만큼 학회에서 왈가왈부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아무래도 고시위원회에서 시험문제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에는 전문의 자격증을 발급하는 보건복지부가 자격시험을 별도의 의료단체에 위임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으며, 현재 대한의학회가 그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의학회는 전문의 자격시험 관련 고시위원회를 구성, 전체 26개 전문과목별 자격시험 문제를 출제해 오고 있다.
이일옥 이사장은 “학회가 전문의 자격시험 고시위원회의 출제 방향 등에 절대 관여할 수 없는 만큼 작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시험결과를 감안해 2차 실기에는 난이도 조절이 이뤄지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