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보완대체요법 어떻게 생각할까? 뚜껑 열어보니
암학회, 의사대상 설문조사 결과 당황···40% '보존요법 치료효과 기대'
2017.11.19 17:38 댓글쓰기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이 예상 외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의료인에 앞서 의료인의 보완대체요법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상철 순천향대 교수는 지난 17일 대한암학회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의료인과 환자의 인식조사 결과' 발표를 맡았다.

암학회는 발표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설문조사 결과 내용을 바탕으로 표준 암 치료 외 진행되는 비과학적 의료행위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막상 설문조사 결과를 확인해보니, 의료인과 비의료인 간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크지 않고, 일부 의료진은 보완대체요법의 필요성을 인정해 학회 관계자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이상철 교수가 준비한 설문조사는 의료인과 비의료인이 모두 참여했으며, 두 그룹의 설문내용은 상이했다. 

암학회 회원 500여명을 대상으로 사전조사를 마친 뒤 학회 회원 및 암 관련 학회 회원 대상 온라인 설문을 진행했다. 비의료인의 경우 환자와 보호자 모두 참여했으며, IR 승인을 받은 10개 의료기관 총 400명의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추진했다. 

의료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보완요법과 대체요법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36%가 "같다"고 응답했다. 전공별 의견 차는 없었으나, 전문의 경력 30년 이상 그룹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이에 대해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의료진의 이해나 관심이 높지 않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표준 암 치료에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보완요법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엔 1위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효과가 기대되는 요법”, 2위는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못한 요법”, 3위는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된 요법이라고 답했다.
  
표준 암 치료를 대체해 사용되는 대체요법에 대해선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지 못한 요법이란 응답이 63%를 차지했고,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나 효과가 기대되는 요법” 25%,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증명된 요법“ 11%가 나왔다.

이상철 교수는 조사를 진행하기 전에는 대다수 전문의가 보완대체요법에 부정적인 의견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결과를 보니 생각보다 긍정적인 의견이 많아 놀랐다”며 "보존요법의 경우 의료진 10명 중 4명이 치료효과가 기대된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대체요법 필요시기를 묻는 질문엔 암으로 처음 진단 받았을 때 13%, 표준 암 치료 중 1차 치료에 실패한 때 9%, 모든 표준 암 치료가 실패한 후 76%, 환자 개인이 원할 때 1%, 환자가 표준항암치료에 부정적일 때 1% 등으로 답했다.
 
반면, 비의료인인 환자와 보호자 10명 중 6명은 보완대체요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 질환별로는 유방암 그룹이 다소 높은 인지 수준을 보였고, ‘대장암’, ‘간담췌암그룹의 인지율은 낮았다. 질환 기간이 길수록 인지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보완대체요법의 종류를 묻는 질문엔 한방·한약치료 42% 약초·민간요법·식이요법 39% ·건강보조식품 및 약품 24% 심상요법 7%, 고주파 온열치료 7% 순으로 답했다.
 
실제 경험한 요법을 묻는 질의엔 건강보조식품 및 약품이 12%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약·한방치료가 9%, 약초·민간요법·식이요법 5%, 심상요법이 2% 등으로 나타났다.

"일반인보다 의사부터 보완대체요법 정확히 인지해야"
 
보완대체요법을 처음 경험하는 시기에 대해 암으로 첫 진단을 받았을 때 37%,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던 중 29%, 병원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후 16%, 암이 재발했을 때 12% 진단 전부터 복용 5% 수술 후 퇴원 후 1%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학회장에 참석한 일부 전문의들은 “환자보다 의사부터 보완대체요법 인식 개선 교육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문제를 제기했고 "도대체 보완대체요법의 범위가 어디까지냐"는 등의 발언도 나왔다.
 
학회 관계자들은 이 같은 어수선한 장내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진화에 나섰다.
 
김열홍 대한암학회 이사장은 이번 조사는 학회가 처음 추진하는 조사라 미숙한 점이 많아 결과가 제대로 나오지 못한 것 같다이번 과정의 문제점을 잘 파악해 앞으로 진행하는 설문조사 방식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이사장은 의사들마다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이미지가 각각 다르고, 또 일하는 병원의 종류에 따라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이번 결과를 큰 의미로 받아들이기 보단, 대국민 인식 개선을 위한 첫 걸음으로 향후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기준을 정립하고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