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고재영교수 세계 첫 치매 원인규명
2002.05.01 02:09 댓글쓰기
아직 정확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은 노인성 치매와 관련, 시냅스 아연(Zinc)이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교수에 의해 발표돼 치료법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고재영 교수팀은 유전자조작 쥐를 이용해 치매발병의 원인규명을 시도해 왔으며, 최근 이 결과를 美 국립과학아카데미회보(PNAS, USA)에 발표했다.

고교수는 "노인성 치매 환자의 뇌에는 베타 아밀로이드(Aβ)라는 단백질 조각이 쌓이게 되고, 이것이 응집돼 아밀로이드반이 뇌안에 형성된다"며 "실험 결과 신경조직인 시냅스에서 분비되는 아연이 노인성 치매 발현에 중요한 역할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미 여러 논문들을 통해 뇌속의 응집 베타 아밀로이드가 노인성 치매에 나타나는 시냅스의 소실·신경세포의 사멸 등에 중요한 원인일 것이라는 가능성은 제시된 바 있다.

따라서 아밀로이드반 형성 방지법이 노인성 치매의 예방 및 치료에 중요한 관건으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인체 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아연·철 등 금속 이온이 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촉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된 바 있으나 아직 정확한 원인규명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고교수는 이번 발표 이전에 Journal of Neuroscience지를 통해 노인성 치매 유전자조작 쥐에서 상당한 양의 아연이 축적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아연이 아밀로이드의 응집을 일으키는 주금속이라는 설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대부분의 금속은 단백질과 굳게 결합돼 있어 Aβ에 작용할 가능성이 적다"며 "하지만 전체 아연의 20∼30%를 차지하는 시냅스 아연의 경우 느슨한 형태로 결합돼 있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교수는 시냅스 아연을 유전적으로 제거한 쥐와 노인성 치매 쥐를 교배해 가설을 검증한 결과, 시냅스 아연이 제거된 쥐의 경우 아밀로이드반의 침착이 현저히 감소했고, 그 크기도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여성이 노인성치매 발병률이 더 높은 것과 비슷하게, 실험용 쥐에서도 수컷에 비해 암컷의 아밀로이드반의 침착이 더 많이 나타난다는 사실 또한 밝혀냈다.

이는 시냅스 아연의 농도가 암컷에게서만 나이를 먹음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연구진은 분석하고 있다.

고교수는 "시냅스 아연이 성차별적으로 나타나는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며 "아연과 베타 아밀로이드간 작용방해 물질 등 향후 노인성 치매의 예방 및 치료제 개발에 전기가 될수 있을 것"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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