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한국형 노인생활 장애표준화案 개발
2002.04.03 12:43 댓글쓰기
고령화 사회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노인복지 및 치료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국내 최초로 '한국형 노인 일상생활 장애도' 기능평가 기구가 개발돼 관심을 끈다.

대한노인병학회가 주관하고, 울산의대 내과 이영수 교수·경희의대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 등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1년간 표본조사 및 협의를 통해 최종안이 확정됐으며, 오는 7일 제주에서 개최되는 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다.

원장원 교수는 "그동안 활용돼 온 외국의 노인장애 중증도 평가도구는 국내 현실에 맞지 않는 한계가 있다"며 "작년 3∼4월 총 1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면접조사를 통해 기본안을 확정했고, 7∼9월까지 정상군 130명, 기능저하군 147명 대상 타당성 조사후 최종안을 확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인 환자의 경우 대부분 장애가 남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완치' 보다는 '관리'에 더 중점을 둬야 한다. 따라서 노인의 독립적 생활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최대한 보존해 주기 위해서는 노인의 장애정도를 판정하는 기능평가가 치료의 중요한 잣대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

외국의 일상생활 활동(ADL, Activities of Daily Living)·도구적 일상생활 활동(IADL) 등 평가도구의 경우, 영국의 '차를 끊일 수 있는지' '칼로 고기 썰기' 및 뉴질랜드의 '정원가꾸기' 등 국내에 맞지 않는 항목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연구진은 조사기간동안 채집된 총 617개의 장애활동중 '생선을 발라먹거나 음식을 잘라먹을 때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없이 혼자 때밀기와 샤워가 가능하다' 등의 한국 현실에 맞는 항목을 추출해 냈다.

최종 확정된 옷입기·목욕·대소변조절·식사 등 7개 항목으로 구성된 한국형 일상생활 활동(K-ADL)과 몸단장·금전관리·근거리 외출 등 10개 항목으로 이뤄진 도구적 일상생활 활동(K-IADL)이 확립돼 향후 노인치료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치료목적 외에도 향후 국가차원의 요양보호 대상자 선정을 위한 기본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보사연은 2000년 '노인 장기요양보호의 종합대책 수립방안 연구'에서 외국 평가도구를 기준으로 △IADL만 제한되는 '경증' △ADL 1∼5개만 제한되는 '중증' △ADL 모든항목이 제한되는 '최중증' 등 노인장애를 3개 유형으로 구분하고, 전체 재가노인의 18.9%·전체시설노인의 60.7%가 장기요양보호대상이라는 통계를 제출한 바 있다.

보고서는 "IADL에만 문제가 있을 경우 집안생활을 자립적으로 할 수 있는 허약한 노인, ADL에 문제가 있으면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노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이외에도 최근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치매, 가족지원체계(수발자) 유무, 요양보호에 대한 본인의 요구 등을 종합 판단해 요양보호 서비스 제공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5일부터 7일까지 개최되는 가정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이외에도 가계의 병력·생활습관 등을 기반으로 하는 가족상담의 대가인 美 오타大 자넷 크리스티 실리 교수가 '가족치료'를 주제로 특강을 실시한다.

또 △비만클리닉 운영의 실제(에스더 클리닉 박현아·여에스더) △금연서비스의 의료보험 적용(울산의대 조홍준 교수) △한국인 불면증의 실태와 치료의 최신지견(가톨릭의대 정신과 홍승철 교수) △한국판 치매선별 검사에 대한 워크샵(서울의대 신경과 김상윤 교수)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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