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추척수증, 디스크로 오인 치료시기 놓쳐'
2002.03.17 12:39 댓글쓰기
조기에 치료받지 못할 경우 신체마비증상까지 일으킬 수 있는 경추척수증을 디스크 등 가벼운 질환으로 오인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의료계의 지적이 나왔다.

서울삼성병원 정성수 교수는 17일 "목디스크나 허리질환으로 오인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추척수증 환자가 해당 환자의 2/3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손의 힘이 약해지거나 저리고, 다리감각이 떨어져 보행이 불편할 경우 조기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교수는 "국내에 정확한 발병통계는 없지만, 신체조건이 유사한 일본의 경우 매년 10만명당 6명이 수술을 받는다"며 "서울지역 병원에서의 수술건수가 예상인원 6∼700여명에 훨씬 못미치는 연간 200건 미만인 현실에서 추정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경수척수증은 경추에서 중추신경(척수)이 눌려있는 상태로, 노인 연령층 인구증가와 함께 최근 환자수가 동반 증가해 매년 3천여명 이상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증상은 손에 둔한 감각이상이나 저린 느낌이 드는 것으로 목디스크와 유사하지만, 목의 통증은 별로 없고 손저림 증상도 오히려 목디스크보다 심하지 않은 것이 보통.

하지만 다리에 둔한 감각이나 저린 느낌이 발생해 허리척추 질환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고, 몸의 균형 이상으로 보행이 어려워져 뇌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병원은 "방사선 촬영과 MRI 검사로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다"며 "하지만 간혹 뇌질환으로 잘못 검사를 받거나 목과 허리 양쪽에서 모두 신경이 눌릴 경우 허리디스크 치료만 받을 경우 치료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경수척수증 환자의 경우 증상이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수술 이외의 방법으로는 증상의 호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가능하면 빠른 시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정교수는 "본원의 경우 매년 20여명에게 시행되던 수술 건수가 최근 50여명에 이를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환자 본인은 물론 의사들도 이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국민적 이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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