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癌환자 임신 복음…난소재이식술 가능성
2001.10.11 08:36 댓글쓰기
항암 치료 후 임신이 불가능했던 일부 여성 암 환자들에게 '난소 재이식술'을 통한 임신의 길이 열렸다.

11일 을지병원에 따르면 이달초 을지의과학연구소 소장에 부임한 김세웅 박사(48세)를 주축으로 한 '리즈 앤 맨체스터' 연구팀은 최근 권위있는 저널인 휴먼 리프로덕션(Human Reproduction)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난소 재이식술이 여성 암환자들도 임신할 수 있게 하는 유용한 방법이라고 발표했다.

난소 재이식술이란 여성 암 환자가 항암 치료를 받기 전 난소조직을 떼어내 보관한 다음 암 치료가 완전히 끝난 후 난소를 재이식하여 임신을 성공시키는 방법으로 항암치료의 부작용 때문에 임신을 할 수 없었던 여성 암 환자들의 임신을 위해 개발됐다.

이같은 난소재이식술은 암 환자들도 임신을 할 수 있게 하는 대안으로 그동안 학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 시술법은 기술적으로 복잡할 뿐만 아니라 암이 잠복해 있을지 모르는 조직을 치료가 끝난 암 환자에게 다시 이식한다는 것이 자칫 암의 재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임상에서는 적용이 보류돼 왔다.

김세웅 박사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은 비호지킨(non-Hodgkin)림프종과 호지킨(Hodgkin)림프종으로 고생하는 18명의 여성 환자들의 난소 조직과 실제 암 조직을 면역 결핍 쥐에 이식했다.

그 결과 난소 조직을 이식 받았던 30마리의 쥐중 한 마리도 림프종이 발생하지 않아 환자의 난소조직을 통해 암이 재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시험관내에서 난소를 채취해 현미경으로 안전성 여부를 규명하려던 종전의 연구와는 달리 실제 생체실험을 통해 난소 조직 이식에 대한 안전성을 발표한 최초의 논문이라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연구결과가 미치는 가장 큰 파급효과는 소아 암으로 고생하는 여아들과 성인 가임 여성 가운데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임신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 점이다.

김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로 모든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난소 재이식술의 안전성 논란 문제를 끝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림프 암 환자들에게는 난소의 냉동보존과 이식이 긍정적인 방법임에 틀림없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또 "올해 안으로 난소 재이식수술과 관련된 클리닉을 개설할 예정이며 빠르면 내년 초부터 환자치료에 들어가 이 같은 난소 재이식수술을 국내 환자들에게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복지부 산하 한국중앙암등록본부에서 발표한 '99 한국중앙 암등록사업 분석결과 보고'에 따르면 99년 한 해동안 조사된 총 3만5,412명의 여성 암 환자 중 29세 미만의 환자가 전체의 5.73%(2,031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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