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2019년 당뇨병 진료지침 개정안은 '찻잔 속 태풍'에 비유된다.
지난해 발표된 미국·유럽당뇨병학회의 가이드라인 변화를 일부 반영하긴 했지만, 대체로 기존 지침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당뇨환자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치료 적기인 초기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때 감수해야 할 합병증 등의 위험요인이 적당한 관리의 혜택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난 11일 대한당뇨병학회가 공개한 이 같은 개정 가이드라인 중 꼭 짚어봐야 할 네 가지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봤다.
◆적극적인 혈당 조절 필요…'목표혈당 6.5%' 유지
초미의 관심사였던 혈당조절 목표는 2015년 권고안과 동일했다. 제2형 당뇨병환자 및 제1형 당뇨병환자의 일반적인 혈당조절 목표는 각각 당화혈색소 6.5%, 7.0% 미만으로 할 것을 권고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혈당조절 목표를 두고 상향해야 한다는 미국 내 학회 간 의견이 분분하지만 국내 학회는 기존 기준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미국임상내분비학회는 목표혈당을 '6.5% 미만', 미국 당뇨병학회는 '7% 미만', 미국내분비학회는 '7~8%'로 제시하고 있다.
김대중 아주의대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는 적어도 6.5%를 목표혈당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본다"며 "NICE 가이드라인 등 비롯해 많은 연구 결과들을 종합해보면 최소한 당뇨병 신환, 혹은 진단을 받은지 얼마되지 않은 환자, 발병 기간이 10~15년 미만인 환자에게는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기가 지나 10년 이상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에선 혈당 조절 차이가 없기 때문"이라며 "노인 당뇨병 환자에서는 6.0% 이하로는 관리하지 말라는 저점 고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뇨 약제가 개발돼 지금은 저혈당 위험이 적은 DPP-4억제제, SGLT-2억제제, TZD, GLP-1 제제 등이 쓰이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옛날 방식으로 목표혈당을 설정하고 있는 데, 이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당뇨환자 혈압·LDL-C 목표치 '동일'
당뇨병 동반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 대한 관리지침도 거의 바뀌지 않았다. 고혈압이 있는 당뇨환자의 일반적인 혈압조절 목표를 140/85mmHg으로 유지했고 심혈관질환이 동반된 당뇨환자에서는 130/80mmHg으로 권고했다.
고혈압을 동반한 당뇨환자에서는 모든 고혈압약제를 1차약제로, 알부민뇨를 동반한 경우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나 안제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를 권고했다.
김상용 조선의대 내과 교수는 "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과 여러 임상 결과를 토대로 목표혈압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서로 다른 기전의 약물들을 병용투여할 경우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와 안제오텐신Ⅱ수용체차단제는 위험이 커 동시에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은 일반적인 당뇨 환자의 LDL-C 목표치를 100 mg/dL 미만, 심혈관질환이 있는 당뇨 환자에선 70 mg/dL 미만으로 조절한다.
노정현 인제의대 일산백병원 내과 교수는 "이번 지침에선 근거수준에 따른 위험 범주를 세분화하고, 병합요법을 추가했다"며 "고혈압이나 단백뇨 등이 동반될 땐 위험도가 몇 배 이상 증가해 스타틴과 에제니미브 병합요법을 더 넣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