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 vs 삼성서울 400억 '빅매치'
연구중심병원 1차 쓴맛 자존심 상처 절치부심…'2번 탈락 없다 총력'
2014.10.23 20:00 댓글쓰기

마지막 찬스다. 정부가 사실상 단 1곳의 의료기관에 대한 연구중심병원 국고지원 예산 25억원을 추가 책정, 앞서 탈락한 병원들이 한 장의 티켓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 중 단연 최대 라이벌로 부상한 의료기관은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다. 빅5 상급종합병원 중 1차 공모에서 서울대·세브란스·길병원에게 먼저 자리를 내주며 쓴 잔을 들이켰던 병원은 2곳 뿐이기 때문이다.

 

특히 복지부가 엄정한 공모 절차를 거치는 추가 의료기관 선정을 내세운 만큼 1차에서 탈락한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구겼던 체면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의료계 초미 관심사로 부상했다.

 

아산과 삼성은 '연거푸 두 번 탈락할 수는 없다'는 의지로 연구과제 공모 지원에 나설 태세다.

 

보건복지부는 기획재정부가 100억원 예산 집행을 전체 승인, 지난 15일 2차 연구중심병원 지원 대상 과제 공모를 개시했다.

 

100억원 중 서울대·세브란스·길병원이 각 25억원 씩 선점, 75억원을 가져갈 주인공이 확정된 상황에서 추가 25억원 집행 허가로 1곳의 의료기관을 더 지원할 여유가 마련된 셈이다.

 

또 최종 선정 병원은 향후 8년여 간 최대 400억원의 국고 혜택을 받게되는 만큼 두 병원은 자존심과 대규모 연구비 지원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가용 능력을 최대한 투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복지부는 추가 지원 연구중심병원에 기존 제출 연구계획서가 아닌 '신규 계획서' 제출을 주문했으며 접수일은 오는 11월 11일까지로 약 20여일의 말미가 남았다.

 

이 때문에 아산과 삼성은 마지막 25억원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연구과제, 계획서 등 서류 보완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기술 분야 겹치는 아산 VS 삼성

 

서울아산병원은 ▲만성중증질환 ▲감염질환 ▲암 ▲의료기기 ▲백신을 연구 분야로, 기술 분야로는 ▲맞춤의료 ▲로봇 ▲의료기기 ▲재생의료를 내세워 연구중심병원으로 선정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암 △뇌신경 △심장혈관 △장기이식을 중점 연구 분야로 승인 받았으며, 기술 분야는 △맞춤의료 △의료기기 △재생의학을 연구중이다.

 

결과적으로 두 병원은 연구 분야에서는 암이 중첩된다. 기술 분야는 맞춤의료, 의료기기, 재생의학이 겹쳐 향후 복지부 R&D지원 과제 경쟁이 치열하고 전략적으로 펼쳐질 수 밖에 없는 양상이다.

 

게다가 1차 발표 2차 모집까지의 연구 과제 준비 기간이 촉박해 양 병원 간 연구계획 신선도와 완성도가 복지부 선정의 성공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정될 경우 오는 2023년까지 향후 8년 6개월 간 매년 50억원 이하의 R&D지원 혜택을 받게 돼, 채택 유무에 따라 병원 당 총 400억원 규모를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물밑 뜨거운 경쟁이 예상된다.

 

또 복지부가 실제 의료현장에서 필요로하는 신약, 신의료기기, 신의료기술 개발을 통한 산업적 가치 창출을 주요 과제로 천명한 만큼 서울아산과 삼성서울병원이 복지부가 지향하는 가치와 부합하는 연구 과제를 제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병원 연구 책임자 "향후 지원 과제는 극비"

 

중첩되는 연구 내용 및 추가 선정 의료기관 1곳이라는 제한된 상황 속에서 두 병원은 국고 지원을 따내기 위해 향후 지원 과제에 대해서는 극비에 부치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둘 중 하나는 재탈락할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 만큼 최종 선정되기 전에는 연구 과제와 관련해 어떤 정보도 발설하지 않고 함구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김청수 생명과학연구원장은 복지부 2차 공모에 지원할 연구 내용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1차 선정에 합격하지 못한 상황에서 답할만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해 과제 관련 보안을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 역력했다.

 

김청수 원장은 "연구 과제 등 연구중심병원과 관련해서는 최종 선정된 다음에 이야기 하자"며 "지금 단계에서는 연구중심병원과 연계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원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연구중심병원이 장기적으로 운영되려면 사업화와 연계돼야 하며, 이는 결국 정부 연구비 지원과 직결된다"며 "서울아산의 연구 프로젝트는 크게 특허과 기술 개발 투트랙을 중심으로 물질 및 약품, 기기와 신약, 줄기세포, 바이오마커, 의료기기 분야를 연구중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서울병원 홍성화 연구부원장도 "이번 공모에 지원할지 여부와 어떤 과제를 제출할지는 고민 중에 있다"며 "지난번 발표 이후 이번 지원시점까지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내부적으로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홍 연구부원장은 "1차 때와 같은 주제로 공모를 하자니 이미 떨어졌던 과제를 재시도하는 하는 것이고 새로운 주제를 제출하자니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원을 염두하고 있는 다른 병원과 마찬가지로 연구주제를 대외적으로 공론화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지원하게 될 경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환·강애란 기자 (junghwanss@naver.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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