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정신과, 특정 항우울제 독점 중단'
2011.06.26 21:55 댓글쓰기
대한신경과학회가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계 항우울제 처방 규제 철폐를 주장하고 나섰다.

정신과 전문의가 아니면 SSRI를 2개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현행 건강보험 급여기준 제한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 정신과학회 및 정신과 개원의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대한신경과학회는 26일 한양대학교 한양종합기술연구원(HIT)에서 '대한신경계질환우울증연구회 창립총회 및 제3차 교육'을 가졌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학회 임원진들은 "신경계질환 우울증 환자에 대한 SSRI 처방 제한과 이에 따른 환자 불편을 없애는데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사진]

신경과학회에 따르면 신경계 질환에 동반되는 기질성 우울증은 조기 치료해야 회복, 재활, 치료가 빠르다. 하지만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적어 전세계적으로 사용되는 SSRI계 항우울제를 신경과 전문의는 두 달 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우울증 치료의 3단계는 △용량 조정기(8~12주) △지속투여기(16~20주) △유지기(수개월~1년 이상으로 2년 가까이 투여하는 것이 정설로 돼 있다. 6개월에서 1년 사이 중단시 재발율이 50% 이상으로 재발 빈도가 높아질수록 치료는 더욱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대한간질학회 학술위원장 홍승봉 교수(삼성서울병원)는 "우울증 치료 효과와 관계없이 무조건 두 달이 지나면 정신과로 환자를 보내야 하는 이 규정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찾아볼 수 없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 일본, 호주, 홍콩, 대만 등 세계 5개국의 신경과 및 정신과 등 관련 학회에 SSRI 항우울제 처방과 관련한 제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한이 있는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

정신과에 다시 가면서 진료비, 검사비가 추가로 나가고 대부분 약물도 많이 사용, 보험재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뇌병변 환자들은 거동이 힘들고, 외출이 어려워 병원 방문시 항상 보호자의 도움을 받아야 하며, 두 배의 시간과 진료비 등 금전적 손실을 가져온다.

이러한 불편부당함을 환자나 보호자들이 견디기 어려워 치료를 포기하게 돼 우울증이 더 심각해지고 기존 신경계 질환의 치료도 어려워진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고를 보면 우울증은 1990년 유병율 4위 질환였으나 2020년 2위로 예상돼 국민 건강의 강력한 적이 되고 있다.

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종성 교수(서울아산병원)는 "고혈압은 심장내과 전문의, 당뇨병은 내분비과 전문의만 치료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겠느냐"면서 "고혈압, 당뇨병, 우울증은 국민건강을 보존하는 가장 흔한 질병으로 의사면 누구나 치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신과에 대한 비하나 신경과의 영역다툼이 절대 아니"라며 "약제비 절감, 환자 편의 등을 위한 노력으로 전(全) 진료 과목에서 시행돼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SSRI 처방과 관련한 제한은 지난 2002년 시작됐다. 당시 SSRI 계열은 대부분 특허가 남아 있는 고가약으로 내과, 가정의학과 등에서 많이 처방되다 보니 건강보험 부담이 컸다. 정부는 이 같은 규정에 대해 일부 진료과목과 협의 후 통보, 당시에도 적지 않은 논란을 가져왔다.

이후 작년 3월 국회 정책토론회를 가졌으나 규정 개선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특히 복지부 측은 해당 급여규정의 당사자인 정신과와의 우선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학회 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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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자의 06.27 23:27
    일반인들이 보면 영역 싸움으로 밖에 안비치지, 만나서 절충해라 괜하게 싸움하는거 드러내지 말고 ㅋㅋ..
  • 지나가다 06.27 08:25
    저희병원의 경우 NU샘은 대개 3개월 리피트 처방 내시는데 그걸 보고 폭탄처방이라 하신듯 <br />NP샘은 쪼잔하게 한달처방 내더라구요 맨날 약바꾸고;;
  • 신경의1 06.27 06:15
    어떤 근거로 신경외과, 신경과의 폭탄처방이라 하는지요? <br />논쟁을 하고픈 생각 없고 실제 약이 필요한 환자는 제 환자 중 100명에 5명 꼴인 것 같네요. 저는 약 1-2개 때문에 종종 정신과에 consult를 하는데 그런 경우 정말로 폭탄처방을 받아오는 경우가 많아 의뢰를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정건의2 06.27 03:16
    신경외과 신경과의 생각도 없이 폭탄 처방하는 우울증약들에 대한 스스로의 통제가 없고서는 아마 복지부가 꿈쩍도 안할 것입니다.<br />그냥 기본으로 깐다 이런 개념을 갖고서 처방하는 무식함으로 부터 우선적인 탈피가 먼저일 듯합니다.
  • 복지부 06.27 00:20
    항우울제 처방제한은 건보재정때문에 복지부에서 막고 있는게 맞습니다<br />정신과는 방관하고 있을 뿐이고요 타깃이 잘못 되었네요.<br />실현가능한 건보재정마련대책을 함께 제시하면 복지부에서 처방제한 바로 풀어줄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 정건의 06.26 23:50
    방법은 간단. 우리학회에서 그냥 입장표명만 하면 정부가 할말 없을듯.<br />그냥 쓰게 하자고 학회 차원에서 이야기하면 될텐데....
  • 그리고 06.26 23:36
    백기자도 알고쓴건지 모르고 쓴건지 모르겠지만 기사 이면에 진실을 파악해서 기사를 써야지 이렇게 부르는데로 다 받아적기만 하면 어떡합니까<br />사람들이 보고 진짜인줄 알자나요...
  • 그게아니죠 06.26 23:34
    정신과가 반대해서 약을 못쓰는 건가요? 절대 아니죠<br />신경과에서 한알에 천원하는 그비싼 약을 폭탄처방할 때 비용을 감당할수 없기 때문에 복지부에서 막고있는거예요 <br />아마 홍승봉, 김종성 선생도 다 알고있지만 전략적으로 이렇게 말 하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br />근데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진짜처럼 알까봐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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