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파업 여파 추계학술대회 차질 우려
2000.08.18 01:40 댓글쓰기
의료계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오는 10~11월사이로 예정된 각 학회의 추계학술대회 진행에 상당한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8일 학회에 따르면 대부분의 추계학술대회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학회가 초록제출일자를 전공의, 전임의 파업등으로 인해 보통 10여일정도 연기조치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내과학회는 지난 12일까지 초록마감을 끝낸 상태이긴 하지만 당초 예정돼있던 내과분과전문의 시험을 의약분업 재폐업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했다.

학회 사무국 관계자는 "병원에서 전공의와 전임의가 모두 파업에 돌입한 상황에서 시험 출제위원인 교수님들이 진료외에 학회일까지 신경쓸 여력이 안되는 현실이어서 시험출제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비인후과학회의 경우 당초 14일로 예정돼있던 초록접수 마감일을 의료계 파업으로 인해 오는 26일까지로 연기한 상태다.

이비인후과학회는 특히 전공의 우수 연제상 코너를 마련, 전공의가 제1저자로 포함된 논문을 접수해야 되는데도 불구, 각 병원 전공의들이 일제히 파업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어서 향후 진행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이광선 학술이사는 "파업으로 인해 초록접수마감일도 10여일 이상 늦춰 일정을 잡았지만 현재로서는 몇편의 논문이 접수될지 걱정된다"며 "하지만 장소와 시간이 확정돼있는 관계로 그냥 진행시킬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마취과학회도 기존의 수련병원에 있는 전공의 심사일정이 지난 5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폐업으로 인해 병원에 전공의들이 근무하지 않고 있는 관계로 근무 정상화 이후로 무기한 일정을 연기했다.

전공의와 전임의 파업으로 병원 진료를 모두 떠안고 이는 교수들도 지난 6월에 이어 또 다시 국제학회 참석 등 개인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환자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이 되자 불만과 걱정을 함께 토로하고 있다.

연세의대 내과의 한 교수는 "지난 6월에 이어 이번에도 국제학회에 참석, 연제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파업으로 인해 참석을 취소했다"며 "국제학회에서 한국의 신뢰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결국 의약분업으로 파생된 의료계의 폐업과 대학병원의 파업이 진료기능외 대학의 연구기능까지 마비시켜 국내외적으로 신뢰도에 커다란 차질을 빚어 이에 대한 조속한 해결이 선급돼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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