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상담 필요 건선환자, 정책적 지원 절실'
최용범 대한건선학회 총무이사
2018.09.21 12:26 댓글쓰기

국내 약 20만명이 앓고 있는 건선은 가려움증, 각질, 발진 등이 전신에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신체적인 고통 외에도 우울증, 불면증 등으로 인해 사회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특히 건선환자들은 발병 초기 붉은 발진 및 인설 등의 증상을 아토피피부염, 지루성피부염 등 다른 피부 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증환자는 전체 건선환자의 10~20%로 약 2~3만명 수준이다. 다행히 이들 환자들은 산정특례를 통해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경제적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대한건선학회 총무이사, 대한피부과학회 재무이사로 활동 중인 건국대병원 피부과 최용범 교수[사진]를 만나 건선의 증상, 발병원인과 진단법, 경증-중등도 판상형 건선 환자에서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국소 치료제의 중요성 등에 대해 들었다.

"중증 건선, 산정특례 다행이지만 엄격한 기준 완화돼야"


Q. 건선을 다른 피부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차이가 있다면
A. 건선은 면역력이 약해져서 발생하는 질환이 아닌, 면역 반응 과다로 인해 유발되는 만성 전신 면역질환이다. 은백색의 인설로 덮인 홍반성 구진이 나타나며, 대표적인 증상은 가려움증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대부분의 건선 환자들은 증상이 심하지 않아 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고 당뇨, 고혈압 등과 같이 지속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중증건선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지만 두피, 팔꿈치 등에 생긴 경증 건선은 지루성피부염, 아토피피부염 등 다른 피부질환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전문의에게 진료받지 않고 치료를 방치하는 환자가 많다. 건선 초기증상이 의심될 경우 무엇보다 빨리 피부과를 찾아 전문의에게 진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Q. 합병증 발생 및 부정적 인식 등으로 건선환자의 삶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데
A. 중증 환자의 경우 피부의 염증이 혈관 벽에도 생겨 동맥경화가 촉진될 수 있다. 심장병,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 또는 고혈압, 당뇨 등 대사성 질환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중증건선은 전신에 각질, 홍반 등이 발생하며, 두피, 얼굴, 손 등 노출 부위에 심하게 나타난다. 10대 후반부터 20~30대 중증건선 환자들은 일찍 발병한 건선으로 인해 결혼, 취업 등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최근 출시된 건선 치료제들은 기존 치료제보다 개선된 측면이 많아, 올바른 인식만 있다면 충분히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Q. 건선을 지속적으로 관리 및 치료하기 위해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치료제가 많이 좋아졌고 건선을 지속 관리함으로써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특히 경증-중등도 환자들은 건선에 대한 인식이 낮아 치료를 방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며,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관리·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보습제 자주 바르기, 때밀지 않기, 피부 외상 주의하기, 감기 예방 등 평소 건선환자 생활 수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Q. 다양한 건선 치료제들이 출시되고 있는데, 기존 치료제와 차이점은

A. 스테로이드 연고 등 기존 치료제는 부작용의 위험 때문에 장기적인 사용이 어려웠다. 최근 출시된 국소 치료제는 편의성이 높거나 2~3주만에 증상이 개선되는 등 치료 효과가 높다.  부작용의 위험도 낮아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등도 이상 건선은 국소 치료제만으로 조절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광선 치료, 전신 치료, 생물학적제제 등을 사용한다. 지난 1990년 후반 새롭게 출시된 생물학적제제는 사용 기간에 제한이 없으며, 콩팥, 간 등의 다른 신체기관에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없어 사용이 수월하다. 다만 중증 환자 모두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적응증 허가를 받은 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생물학적제제도 다른 치료제와 유사하게 부작용 위험이 있다. 다만 기존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크게 눈여겨 볼만한 부작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Q. 지난해부터 중증 건선에 대한 산정특례가 적용됐다. 향후 보완해야 할 점이 있다면
A. 중증 건선 환자들은 산정특례를 통해 고가의 생물학적 제제를 경제적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산정특례 기준이 다소 엄격한 부분이 있어 완화할 필요가 있다. 산정특례를 적용 받기 위해서는 광선 치료 또는 전신 면역억제제를 3개월 이상 복용한 후에도 치료효과가 없음을 증명해야 하지만, 치료를 중단할 경우 적용 받기 어렵다.
 

Q. 건선 치료 관련 상담료와 교육료 등 수가체계 반영 등 향후 필요한 정책적 지원은
A. 초진 건선 환자의 경우 교육과 상담이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아직 수가에 반영된 부분은 아니며, 많은 사전 고민과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국내에서는 학회나 병원 차원에서 환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교육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고 있다.


Q. 학회 차원의 활동은 어떤 것이 있는지
A. 대한건선학회는 약 210여 명의 피부과 전문의로 구성됐다. 건선에 대한 대국민 인식개선과 건선 환자들의 증상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치료 지원을 목표로 한다. 학회는 건선 관련 자료를 제작 및 배부해 환자 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10월 세계 건선의 날을 맞아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밖에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 교육도 계획돼 있다. 또한 생물학적제제를 통해 치료받고 있는 국내 중증 건선 환자들을 추적 및 관찰하고, 그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레지스트리(Registry)’라는 등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분석을 통해 향후 더욱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위한 근거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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