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학회 대상, 당뇨병 없는 세상 위한 뚝심의 결과”
박경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 '학술 진흥·교육 활성화 매진'
2019.05.07 10:5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50년 동안 줄곧 걷던 길을 이어오며 발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지난 3월말 대한의학회에서 수여하는 제1회 회원학회 대상을 받은 박경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은 담담하게 수상 소감을 전했다. 올해로 51주년을 맞은 대한당뇨병학회 수상은 자연스러운 결과일지 모른다. 8년째 개최 중인 국제당뇨병학술대회부터 시작해서 인용지수(IP) 5위를 기록한 학술지, 그리고 일차진료자교육 및 당뇨병환자캠프와 같은 교육사업까지 학회는 대내외 프로그램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왔다.
 
대한의학회가 처음으로 개인이 아닌 학회를 대상으로 수여한 회원학회 대상의 첫 영광은 대한당뇨병학회 몫이었다.
 
세부·융합학회 152곳 중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대한당뇨병학회는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 배점기준은 대한의학회 회무 참여도 50%, 학술활동 40%, 임상진료지침 10%였다.
 
박경수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은 수상 비결에 대해 수상과 관계없이 학회가 자연스럽게 걸어온 시간에 있다고 말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질환 특성상 다양하면서도 폭넓은 사업을 펼칠 수 밖에 없어 다른 학회와 차별점이 많다.
 
학회는 국제당뇨병학술대회인 ICDM(International Congress of Diabetes and Metabolism) 개최와 함께 높은 인용지수로 유명한 학술지 DMJ(Diabetes & Metabolism Journal) 발행은 물론 당뇨병에서 중요한 교육사업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학술대회와 학술지 모두 국제화 지향 성과
 
“ICDM을 시작한 때가 2012년인데 어느덧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학술대회가 됐네요.” 박 이사장은 대한당뇨병학회 주최 국제학술대회 성장 소회를 전했다.
 
최근 ICDM에는 발제자를 제외하고 30여 개 국가에서 300, 국내에서 1200명 정도 참석했다. ICDM에 해외 전문가들이 몰리는 이유로 박 이사장은 경쟁자가 드문 현실을 꼽았다일본, 중국을 비롯해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는 자국 의료진들에 대해서만 당뇨병학회를 개최하고 있다.
 
박 이사장에게 취임 후 두 번째이자 올해 계획된 ICDM 진행상황을 물었더니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자신있게 답했다.
 
8년째 안정대로에 오른 ICDM 경력으로 협회는 오는 12월 부산에서 세계당뇨병학회(IDF, International Diabetes Federation)에서 국내자문위원회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학술지 위상의 바로미터인 인용지수(IF, Impact Factor)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피력했다.
 
2017년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공개한 세계 학술지 인용지수에 따르면 대한당뇨병학회 학술지 DMJ3.71로 국내 5위다.
 
DMJ는 처음 인용지수를 받은 상황이었고 당시 3점대가 넘는 국내 학술지는 9개였기에 더욱 주목받았다. 이는 아시아지역 내분비 분야 학술지에서 가장 높은 수치이며 세계적으로도 상위 20% 안에 든다.
 
특히 3.1점을 기록한 일본당뇨병학회 원로들이 충격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한 박 이사장은 향후 5점대까지 인용지수를 올려 그들을 더욱 놀라게 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진료실 밖 선생님 양성 위한 교육 강화
 
당뇨병 교육은 이번 수상 기준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박경수 이사장이 중요하게 꼽은 협회 사업이다.
 
당뇨병은 식습관, 운동 등 환자 일상이 폭넓게 연관되기에 다른 질병보다 약 처방과 진료 영향을 적게 받는다. 당뇨병 관리에 알맞은 생활습관 형성에는 동기유발이 중요한데 여기서 의사의 교육이 힘을 발휘한다.
 
그는 당뇨병 교육을 하는 곳은 항상 분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새롭게 밝혀진 관련 정보부터 기본 지식, 일상 속 스킬까지 가르칠 내용이 언제나 방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학회는 환자를 직접 교육하기보다는 교육자인 의사, 간호사, 캠프교육자 등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학회는 최근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및 한독과 함께 개원의 대상 당뇨병 관리 교육(Essential Guideline to Diabetes Management, EGDM)’에 대한 협약을 맺었다.
 
EGDM 이전엔 '단계별 당뇨병교육(SDM)'이 있었으며 협회의 당뇨병 교육 역사는 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교육 초기에는 회원들이 전국을 직접 다니며 개원의들을 가르쳤다. 교육 규모가 더욱 커진 요즘은 표준교육 슬라이드와 지역별 강사를 보내는 식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국내 약제와 치료법 등이 많이 보강된 만큼 이를 반영한 자료를 해외 데이터 대신 의료진들에게 알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대형병원에서 최대한 진료를 많이 본다고 해도 전체 당뇨병환자 1/3밖에 못본다. 즉 나머지 3분의 2는 개원가에 달렸다며 일차진료자들의 책임을 강조했다.
 
교육 필요성에 의문을 가진 개원의들에 대해 잘 안다고 해서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며 의학지식이 아닌 교육법을 배워야 한다고 당부한다.
 
협회가 중요시 하는 다른 교육사업으로 당뇨캠프가 있다. 캠프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협회의 지방 지회에서 진행된다.
 
당뇨 관리를 보다 빈번히 오랫동안 해야 하는 1형 당뇨병 환자를 위해 캠프에서는 23일 동안 채혈하지 않고 혈당을 재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법 등을 가르친다.
 
젊은 당뇨환자를 위해 ‘2030 당뇨병캠프를 열어 정보 교류 및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한다.
 
협회는 캠프에서 환자보다 더 많다는 교육담당자들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실제 환자를 일일이 교육하는 것보다 이 방법이 더 많은 환자를 효율적으로 도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뇨교육에 있어 협회 목표는 회원들이 교육자 양성에 최대한 관여하되 일관성 있는 프로토콜을 수행하는 것이다.
 
박경수 이사장은 당뇨환자들에게 인터넷상 정보와 전문가 교육에는 차이가 있다. 단순히 아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 또한 분명히 다르다며 당뇨전문 교육자를 통해 당뇨관리를 위한 정보와 이를 실천할 동기를 얻을 것을 제안했다.
 
당뇨병 극복, 의료계·정부·환자 연대해야 가능
 
학회가 끊임없이 추구한 목표는 당뇨병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필요한 것은 의사, 정부, 환자 등 사회 각계의 협조라고 박 이사장은 강조한다. 그는 특히 "정부의 협조를 얻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책 중 의료계 반응이 가장 좋은 것은 당뇨병 대처 태스크포스팀(TFT)이다. 협회 내 TFT는 소위 한국형 당뇨병 케어 모델을 구축해 정부의 만성질환관리 정책 진행 등에 조언을 제공한다.
 
국제 행사에 대한 정부 지원은 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세계학회를 꽤 많이 유치해왔기에 지원 내역을 찾아보니 최대가 1억원이었다. 외국에서는 학회와 같은 컨벤션사업이 주는 경제효과를 노려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편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51년째 활발히 활약 중인 당뇨병학회는 이번 회원학회 대상 수상을 계기로 전문가집단으로서 사회적 책무에 더 열심히 임한다는 각오다.
 
학술활동과 간행은 물론 단순히 연구·진료를 넘어 팩트시트를 통해 한국 당뇨병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번에 받은 상금은 당뇨병 기초연구와 당뇨캠프사업에 보탤 예정이다.
 
박경수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학회 내에서 기부문화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 학회를 넘어 사회 전체에서 기부 활동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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