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터뜨려 사멸시키고 체내 '면역물질 손상' 최소화
성대 연구팀, 버블 기술 개발···'나노기포 병합 투여 생쥐, 종양 무게 97% 감소'
2020.03.10 05:2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물리적으로 암세포를 터뜨려 체내 면역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나노미터(nm·10억분의 1m) 크기의 고분자 나노버블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성균관대 박재형 교수 연구팀이 초음파를 쬐면 나오는 나노 기포를 이용, 암 세포막의 파열을 유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암세포가 세포막을 붕괴시켜 스스로 사멸하는 괴사 일종인 '네크롭토시스'(necroptosis) 반응은 자멸사(apoptosis)와 달리 분해효소가 관여할 필요가 없어 면역유발물질의 손상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암세포에는 네크롭토시스를 유발하는 단백질(RIPK3)의 발현양이 낮아 이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에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에 단백질이 아닌 물리적 자극을 이용해 유사 네크롭토시스 반응을 유도하는데 성공했다.
 

기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터뜨리는 고분자를 설계한 뒤 초음파를 쬐어주면 고분자 내 액체가 기체로 변하면서 부피가 팽창해 세포막의 파괴를 유도하는 원리이다.
 

연구팀은 초음파를 쬐어주면 나노 기포에 의해 암세포의 구조가 붕괴하는 것을 공초점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실제 대장암 세포에 나노버블을 처리하면 활성산소를 처리한 경우와 달리 세포손상에 대응하는 면역유발물질이 산화되지 않고 다량 방출돼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의 성숙도를 월등히 높이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폐암을 유발한 생쥐 모델에 면역관문억제제(체내 면역 시스템을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와 나노 기포를 함께 투여한 결과 면역관문억제제를 단독으로 투여할 때보다 종양 무게가 97%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3월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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