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 유전자 규명
신경과 박영호 교수팀, 전장유전체연관분석 실시···치료제 개발 전환점 예고
2020.11.18 20:2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국내 의료진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하는 원인 유전자를 찾아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팀은 미국과 유럽 환자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면역세포에 의한 염증반응과 특정 유전자 발현이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이 점진적으로 악화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치매 원인 중 약 70% 정도를 차지한다. 신경세포가 감소해 뇌가 위축되는 상태로 나타난다.
 
박영호 교수팀은 이러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 유전자를 파악하고자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결과를 확인했다.
 
전장유전체연관분석이란 환자군과 정상군 두 집단에 대한 유전정보를 비교하면서 환자군에서 더 많은 빈도로 나타나는, 즉 질환과 연관성을 가진 유전정보를 찾는 방법이다.
 
연구팀은 우선적으로 해당 분석 방법을 통해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22개의 유전자를 찾아냈다.
 
그 다음 관련된 유전자들이 혈액에서 얼마나 많이 발현되는지, 발현량을 총합했다.
 
이어 이 발현량 차이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평가하면서 어떤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지도 분석했다.
 
연구결과 정상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서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유의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다시 말해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에서 알츠하이머병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유전자가 실제로 환자군에서 더 많이 발현된 것이다.
 
특히 CD33PILRA라고 하는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래 식세포는 체내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으면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정상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에 대해서도 식세포가 활동하면서 발병을 억제시킨다.
 
하지만 CD33은 이러한 식세포의 면역반응을 어렵게 해 결국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한 PILRA는 단순포진 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 HSV)가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도와 결과적으로 우리 신체가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고, 나아가 예방과 치료제 개발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영호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해 모든 질병은 각 환자마다 발병 원인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만큼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유전정보, 임상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 기초를 세울 수 있도록 유전자 발현 차이를 분석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우리나라 환자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유전체 분석 결과는 인종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연구를 설계하고, 알츠하이머병 진단 및 발병 기전을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신경과학회 학술지 유전신경학(Neurology Genetic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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