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피부세포로 인간 '초기 배아' 성공
美 텍사스주립대 연구팀, 수정란과 유사한 오가노이드···'장기 연구에도 활용'
2021.04.27 11:5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인간의 피부세포로 인간 초기 배아를 만드는 실험이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인공수정에 쓰고 남은 수정란을 연구에 썼었는데 구하기 어렵고 생명 윤리 논란도 있어 제약이 많았다. 이번 연구로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네이처지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 호주 모나시 대학 연구팀은 인간 만능 줄기세포(human pluripotent stem cells) 또는 성체 조직의 리프로그래밍으로 제작된 세포(cells reprogrammed from adult tissues)가 실험실 환경에서 초기 인간 배아를 모사하도록 자가 구조화되는 것을 제시했다.
 
이 유사 인간배아는 수정 4~5일 후 형성되는 초기 단계 배아인 배반포(blastocyst)와 형태학적-분자적으로(morphologically and molecularly) 유사한 3차원 세포 구조를 지녔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유도 배반포 유사체'(iBlastoid: induced Blastoid)라고 명명했다. 
 
이 배반포 유사체는 내부에 배반엽 상피세포(epiblast cell) 덩어리가 있고 외벽은 영양 외배엽 유사(trophectoderm-like) 세포와 공동(cavity)으로 둘러싸여 있는 등 인간 배반포와 전반적인 유전자와 구조가 비슷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인간의 배아는 수정 4~5일 후 배반포를 형성하며 그때 배아는 50~150개 세포로 구성된다. 이 배반포 유사체는 초기 배아인 배반포가 지니는 일부 중요한 요소들이 없지만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배아의 초기 발달 모델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이 배반포 유사체는 초기 유산과 불임 원인, 그리고 초기 배아 발달에 관한 연구에 혁명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현재 수정 후 첫 며칠 동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연구는 불임 치료를 위한 체외수정(IVF) 클리닉에서 쓰고 남은 배아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수가 너무 적어 연구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배아의 자궁 착상(conception) 후 첫 2주 사이에 발생하는 '침묵의 유산'(silent miscarriage)은 아직 그 이유를 모른다. 
 
그러나 피부세포로 배반포 유사체를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이 기간에 초기 배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해당 연구는 미니 장기 '오가노이드' 연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이 만든 배반포 유사체는 실험실에서 만든 미니 장기(臟器)인 오가노이드(organoid) 일종이다. 과학자들은 특정 장기세포를 실험실에서 입체 구조로 배양해 약물을 시험하거나 장기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다만 다른 오가노이드는 모두 실제 장기보다 훨씬 작은데, 이번 배반포 유사체는 실제 배반포 배아와 크기와 세포 수가 흡사하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연구팀은 "배반포 유사체에도 배아줄기세포가 있는 내부 세포 덩어리 구조가 생겼다. 유전자 분석 결과 배반포 유사체는 자궁에 착상하기 전의 인공수정란과 흡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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