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가능? '백신 접종률 80% 돼도 쉽지 않다'
獨 연구팀 '델타 변이 포함 돌연변이 출몰·대유행 재발 초래' 경고
2021.09.04 05: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정부가 ‘위드 코로나’ 기준으로 전 국민 80% 백신 접종을 제안한 가운데, 독일 학계에서 80% 접종도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80% 접종으로는 델타 변이 등 돌연변이 출몰 및 대유행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바이올라 프리스만 독일 막스 플랑크 역학‧자기조직 연구소 교수팀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코로나19 역학 및 예방접종 데이터를 수학적 모델링으로 분석한 결과, 백신 접종 80%만으로는 방역 조치 완화하기엔 모자라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플로스 계산생물학’(PLOS Computational Biology) 9월 2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 속도와 방역 조치 완화 간 상관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3개 국가의 역학‧예방접종 데이터를 수학적 모델에 적용해 분석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분석에서는 특히 코로나19 신규 유행이 중환자실(ICU) 부족 사태를 일으키지 않는 수준의 방역 완화 속도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 결과, 방역 조치 해제 속도를 백신 접종 속도보다 느리게 할 경우에만 코로나19 신규 대유행을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섣부른 방역 완화는 시민들에게 아무런 이익도 줄 수 없고, 오히려 자유 확대가 결과적으로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히 백신 접종률 80%로도 신규 유행을 막을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신 접종률 80%는 우리 정부가 선언한 위드 코로나(코로나19를 통상적 질병으로 간주해 중증 환자만 집중 관리하는 방침) 진입의 전제 조건 중 하나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8월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위드 코로나라는 방역 전환이나 보완을 하려면 적어도 예방접종이 70% 이상, 더 많게는 고령층 90% 이상, 일반 성인 80% 이상 완료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팀은 "백신 접종률 80%는 자칫하면 또 다른 대유행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델타 변이처럼 전염력과 치명률이 강한 변이의 출현을 막을 수 없고, 결국 중환자실 수용 등에 대한 의료계 부담과 방역 강화로 인한 자유 억제로 다시 돌아온다는 뜻이다.

연구를 주도한 프리스만 교수는 “백신 접종 속도에 맞춰 방역 조치를 완화해야 한다”며 “방역 조치를 조기에 완화하면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만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뿐, 시민들에게는 잠깐의 해방감 외에는 아무런 이득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 행정부는 방역 완화에 대한 시민들 압력에도 서둘러서는 안 된다”며 “백신 접종 속도가 방역 조치 완화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률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 세계 백신 접종률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돌연변이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우세종이 된 델타 변이를 비롯해서 다양한 돌연변이가 출몰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미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 ‘뮤 변이’가 대표적이다. 뮤 변이는 올해 1월 남미 콜롬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뒤 남미를 중심으로 전 세계 40개국에서 발견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콜롬비아 변이가 확산되자 이를 '뮤 변이'로 명명하고 관심 변이(VOI)로 지정했다.

콜롬비아의 경우 1일 기준 접종률 28.6%로 우리나라(30.7%)와 상황이 비슷한 국가다. 현재 백신 접종 속도로는 새로운 돌연변이 출연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뮤 변이는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기 시작했다.

중대본은 3일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국내에서 3건의 뮤 변이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며 “3건 모두 멕시코, 미국, 콜롬비아 등 해외유입 사례다. 국내 지역발생 건수는 없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멕시코발 입국자는 지난 5월 말, 미국과 콜럼비아발 입국자는 7월 초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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