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학회 학술대회 성료···화두 '비대면 진료'
의·학·산업계 전문가, 디지털 헬스케어 최신지견 공유·미래 방향성 모색
2022.06.13 05:40 댓글쓰기

비대면 진료와 의료 마이데이터 등 의료계 화두로 자리잡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두고 전문가들 지견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회장 권순용/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는 지난 6월 11일 디지털 헬스케어 최신 동향과 미래를 조망하는 제1회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오전 8시 5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열린 학술대회는 은평성모병원과 화상회의 플랫폼 웹엑스에서 동시에 진행됐으며, 비대면 진료를 비롯해 디지털 헬스케어 임상 적용과 컨버전스까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강연이 이어졌다.


대한디지털헬스학회는 지난해 11월 15일 의료계 및 산업계 관계자가 모여 상호 협력과 교류를 목적으로 발족한 비영리단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사단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았다. 


초대 회장을 맡고 있는 가톨릭의대 권순용 교수는 인사말에서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혁신이라는 시대적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과 국가 정책을 주도해 국민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키는 학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를 관통한 주제는 바로 '비대면 진료'다. 


가톨릭의대 내분비내과 윤건호 교수를 시작으로 ▲비대면진료 플랫폼 굿닥 임진석 대표 ▲은평성모병원 박형열 정형외과 교수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라이프시맨틱스 윤구현 매니저 등이 연자로 나서 비대면 진료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비대면 진료 핵심 조건, 일차의료기관과 만성질환 우선 도입 필요"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윤건호 교수는 비대면 진료를 정착시키기 위한 핵심 조건을 설명했다.


윤 교수는 먼저 의료기관 접근성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비대면 진료를 확대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양어선, 산간지역, 교도소 등 의료기관 접근이 취약한 곳에 비대면 진료를 활용하자는 의견에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러한 곳에는 시스템을 갖춰 환자 편의를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또 만성질환자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해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1년에 290일 이상 약을 복용하는 만성질환자 상당수가 건강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상  관리가 중요한 당뇨병, 고혈압, 천식 환자를 중심으로 도입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들을 가장 많이 보는 일차의료기관에 우선 적용해서 점진적으로 확대해가는 방안이 중요하다"면서 "초진 환자가 아닌 재진 환자에 한정하고, 적정 수가를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대면 진료 한계 존재, 이를 극복 위한 대책 마련돼야"


이날 은평성모병원 정형외과 박형열 교수는 비대면 진료가 지닌 한계를 짚으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박 교수는 앞서 2020년 2월 은평성모병원이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폐쇄되면서 시행한 '전화 상담' 사례를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박 교수는 "당시 전화 진료에 참여했던 환자(906명)와 의료진(155명) 대상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환자들 만족도는 86%였으나 의료진 만족도는 49.7%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환자들은 편의성(79.9%) 및 상호 소통(87.1%), 신뢰도(87.1%), 재이용 의사(85.1%) 항목 모두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편의성(33%), 상호 소통(8.4%), 신뢰도(14.2%), 재이용 의사(35.5%) 모든 항목에서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박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비상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가 지닌 장점은 분명했으나, 안전성 확보와 치료 가이드라인 확립 같은 보완책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특히 소리와 같은 의사 전달이 원활하지 못해 발생하는 점과 응급 상황 대처 시 대응책이 없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한계가 결국 의사와 환자간 신뢰관계 형성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초진 환자 비대면 진료, 현재로선 명분 충분치 않아"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굿닥 임진석 대표는 "초진 환자를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가 명분이 충분하지 않다"며 "현재 재진 중심 서비스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비대면 진료 대면 진료를 보완하는 형태로 진화할 것이에 규제적인 측면에서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자체 설문조사를 근거로 "많은 환자가 시간이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대면 진료가 이러한 부분을 보완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에 방점을 두고 중요성을 역설했다.


라이프시맨틱스 정책홍보팀 윤구현 매니저는 "많은 재외국민이 제대로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필요성을 설명했다.


현재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2020년 6월 25일 라이프시맨틱스와 인하대병원을 시작으로 20여개 기업과 의료기관이 사업 승인을 받은 상태다. 당초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서만 가능했으나 현재 비대면 진료가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별도 승인 없이도 사업이 가능하다.


특히 윤 매니저는 "재외국민이 병이 악하돼 사망,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은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높은 책임료 등에서 사업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크다면서 이를 개선해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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