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유발 '망막혈관폐쇄질환' 극복 가능성 제시
서울아산병원 이준엽 교수팀, 폐쇄혈관 회복 '혈관 확장제' 동물모델 적용 효과
2023.03.23 16:55 댓글쓰기



이준엽 교수, 조재흥 교수, 백무현 교수 
국내 연구진이 폐쇄된 혈관을 회복시키는 혈관 확장제를 개발, ‘망막혈관 폐쇄 질환’ 극복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안과 이준엽 교수(의생명연구소 중개의과학연구단)·UNIST 화학과 조재흥 교수·KAIST 화학과 백무현 교수팀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은 망막혈관이 폐쇄된 소동물 모델에 새롭게 개발한 ‘철-일산화질소 복합체’ 기반 치료제를 주입, 폐쇄된 혈관이 확장돼 혈액 흐름이 성공적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망막혈관 폐쇄 질환은 전조 증상이 없고 발병 후 2시간 이내 응급처치를 받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고령인구 증가로 유병률이 계속 늘지만 효과적인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 


또 현재 시행되는 안구 마사지나 전방천자는 효과가 미비하고, 원인이 되는 혈전을 제거 용해술은 합병증 위험이 있어 근본적인 치료법이 필요했다.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는 일산화질소를 이용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자발적인 분해가 발생하는 일산화질소의 불안정한 특성을 조절하기 어려워 치료제로 사용하기엔 제약이 있었다. 


이번에 이준엽 교수 연구팀이 새롭게 개발한 치료제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을 지녀, 빛 조절을 통해 선택적이고 즉각적으로 원하는 위치에만 치료를 가할 수 있다. 


일산화질소에 철을 합성한 ‘철-나이트로실 복합체’ 기반 치료제인데, 해당 복합체는 빛에 반응하는 특성이 있어 치료제를 눈에 주입한 뒤 빛 조절을 통해 원하는 시간과 위치에만 일산화질소를 공급할 수 있는 원리다.


연구팀은 망막혈관이 폐쇄된 소동물 모델 눈에 치료제를 주입한 뒤 혈관 및 혈액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망막에 빛을 비춘 지 15분 내 망막혈관 직경이 약 1.59배 증가했고, 망막혈관이 폐쇄된 비관류 영역의 경우 약 85% 이상 회복돼 혈액 흐름이 복구됐다.


이준엽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혈관 확장제는 빛을 이용해 치료 효과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구에만 국소적으로 치료제를 투약하기 때문에 전신 부작용 우려 없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공동연구는 의사과학자와 기초과학자가 유기적으로 협력한 결과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자성기반라이프케어연구센터사업 · 중견연구사업 지원으로 실시됐으며 화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셀(Cell)’의 자매지인 ‘켐(Chem, 피인용지수 25.832)’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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