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성모 "생체실험없이 대규모 당뇨 연구 가능"
원재연 교수팀, 2형당뇨 모사 칩 세계 최초 개발…실명 등 합병증 연구 속도
2023.04.03 10:35 댓글쓰기



국내 연구진이 생체실험 없이 대규모 당뇨병 연구가 가능한 연구용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 향후 당뇨병 및 합병증 극복을 위한 연구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안과 원재연 교수, 포항공대 기계공학과 조동우 교수 공동연구팀이 3D 바이오 프린팅을 활용해서 제작한 ‘제2형 당뇨병 모사 다기관 칩’ 및 ‘당뇨병성 망막병증 모사 칩’을 세계 최초로 학계에 보고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제2형 당뇨병 모사 다기관 칩은 제2형 당뇨병 발생에 있어 중요한 장기들로 꼽히는 췌장, 간, 지방 조직, 혈관들을 1개의 칩 위에 유기적으로 배열했다. 


모사 칩은 고분자 화합물 프레임에 ▲인슐린 분비 환경을 구현하기 위한 췌장 베타세포(pancreatic beta cell) ▲지방 조직 구현을 위한 지방세포(adipocyte)와 대식세포(macrophage) ▲간을 조성하는 간세포(HepG2) 등을 정교하게 프린팅했다.


그 후 인체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각 장기 세포층에 혈관내피세포(HUVEC) 및 생체적합 플라스틱 소재(PDMS)를 추가하고, 관류가 가능한 형태로 제작됐다.


이렇게 만들어진 칩은 실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여러 병적 특성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으며, 현재 임상에서 사용하고 있는 당뇨병 치료 약제의 효과를 재현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이 칩을 이용해 지방 조직과 제2형 당뇨병간의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결과 피하지방 보다는 내장지방이 당뇨병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원재연, 조동우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기반으로 제2형 당뇨병의 대표적인 합병증이자 실명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당뇨병성 망막병증 연구용 칩도 함께 개발했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모사칩은 망막색소상피세포 등으로 구성한 망막 모사체를 제2형 당뇨병 모사 다기관 칩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에서 나타나는 망막 변화를 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당뇨병성 망막병증 칩 개발을 위해 실시한 선행 연구를 통해서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내장지방이 당뇨병성 망막병증의 중증도를 심화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안구 방수의 지방 분비물을 이용해 비만과 제2형 당뇨병 관계 규명을 시도한 연구에 따르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내장지방 감소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혈당 조절에 관여하는 인슐린 호르몬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만성질환으로 제2형 당뇨병은 비만과 식습관 및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한다. 


당뇨병성 망막병증은 우리나라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당뇨병 합병증이다. 당뇨병 환자의 약 40%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매년 유병률이 30%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급격히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은평성모병원 안과 원재연 교수는 “만성질환인 제2형 당뇨병은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히지만 질환을 이해하기 위한 조직별 미세 환경을 재구성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가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비롯한 합병증 연구 및 약제 개발 등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들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첨단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IF=19.924) 및 분자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IF=6.20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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