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미만 조기 발병 2형 당뇨 '유전적 특성' 첫 규명
서울대병원 곽수헌 교수팀 "유전체 분석 결과, 성인 발병과 다르다"
2024.02.28 15:39 댓글쓰기

20세 미만에 조기 발병한 2형 당뇨는 성인 때 발병한 것과 유전적 특성이 다르다는 사실이 국제 공동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곽수헌 교수와 미국 보스턴어린이병원 제이슨 플라닉 교수를 비롯해 하버드, MIT 등 공동연구팀은 소아청소년 2형 당뇨 환자 3005명의 유전적 특성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2형 당뇨는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혈중 포도당 농도가 정상보다 높아지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성인병이지만 최근 20세 미만에서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갈수록 혈당 조절이 어렵고 합병증 위험이 커지므로 소아청소년기 발병할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청소년 2형 당뇨는 성인보다 가족력이 빈번해 유전적 영향이 크다고 추정된다. 


당뇨병의 원인 유전자 변이는 ▲다빈도 변이 ▲희소 변이 ▲단일유전자 당뇨 희소 변이로 구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 2형 당뇨 원인 유전자 변이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군 및 대조군을 1만2천여명을 대상으로 전장 엑솜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환자군 10명 중 2명(21.2%)이 당뇨 발병 위험을 3배 이상 높이는 원인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그중 ‘단일유전자당뇨 희소변이’는 2.4%였는데, 이는 사실상 소아청소년 2형 당뇨환자들이 다른 유형의 당뇨를 앓고 있었음을 의미한다. 


단일유전자당뇨는 먹는 약으로 치료할 수 있거나 아예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2형 당뇨와 다르다.


그 밖에 ‘단일유전자당뇨 외 희소변이’는 3.4%였으며 성인 2형 당뇨 발병과 연관된 ‘다빈도변이’는 12.6%였다.


지금까지 임상현장에서는 증상을 기준으로 당뇨 유형을 구분했으나, 이 결과로 볼 때 연구팀은 정확한 당뇨 진단과 치료를 위해선 유전학적인 접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가 분석 결과 같은 종류의 유전자변이라도 성인에 비해 소아청소년에서 2형 당뇨를 유발할 위험이 더 컸다. 


‘다빈도변이’가 실제로 당뇨 발병에 미치는 영향력은 성인 대비 소아청소년에서 3.4배, ‘희소변이’는 5배 높았다. 


즉 소아청소년 2형 당뇨는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특히 희소변이의 중요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소아청소년 2형 당뇨의 임상적 특징은 개개인 유전자변이 빈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령 ‘다빈도변이’ 보유 환자는 성인 2형 당뇨에 동반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났다. 또한 ‘희소변이’ 보유 환자는 발병 연령이 더욱 어리다는 특징이 있었다.


그 밖에 비만 관련 MC4R, ATXNL 및 인슐린 분비 관련 HNF1A 등의 유전자가 소아청소년 2형 당뇨의 발병과 연관된 것으로 연구를 통해 새롭게 규명됐다.


내분비대사내과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까지 명확히 알려진 바 없던 소아청소년 2형 당뇨의 유전적 구조에 대한 이해를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당뇨뿐 아니라 다른 만성질환에서도 이 같은 유전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대사(Nature Metabolism, IF:20.8)’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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