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보는 서울대병원 파업
400여 노조원, 병원 로비 메워…진료 창구 등 곳곳서 불만 표출
2013.10.23 20:00 댓글쓰기

 

서울대병원 노조가 6년 만에 전격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원무과 등에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환자들 불편이 속출했다.

 

23일 노조측은 “응급실 등 최소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350∼400명이 파업에 참여한다”며 “필수유지업무 수준을 준수해 환자 진료에는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환자들은 병원 내에서 파업하는 것을 두고 이해할 수 없다며 입을 모았다.

 

김모(57·성북구)씨는 “파업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3시간 일찍 왔다”며 “심장 질환이 있는데 진료를 기다리다보니 시끄러워서 안정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모(35·강동구)씨도 “주위가 시끄럽고 산만해 접수처 직원에게 말 조차 하기가 힘들었다”며 “몇 번씩 반복해서 말하다 결국 종이에 써서 필요한 절차를 밟을 수 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이모(69·송파구)씨는 “간호사가 내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을 크게 하라고 했다”며 “결국 본관 밖으로 나가서 말을 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본관 로비 중앙에서 파업이 진행되면서 수납창구 등 대기석이 평소보다 복잡해져 환자들은 이동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다. 특히 로비 양쪽을 두고 휠체어나 환자 침대가 이동할 때마다 사람들의 혼잡이 빚어졌다.

 

강모(55·동대문구)씨는 “파업을 해도 나가서 해야지 어떻게 병원 내부로 들어와서 할 수 있느냐”며 “환자들을 불편하게 해 자기 이득을 취하려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다.

 

남모(여·63·인천시)는 “복도에 설치된 스피커 소리에 놀랐다”며 “환자가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만들면서 환자를 위한다고 소리치고 있다”고 전했다.

 

노조 파업의 이유를 동의하기 힘들다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한 환자도 적지 않았다.

 

이모(72·강남구)씨는 “더 열악한 환경에 있는 병원들도 가만히 있는데 큰 병원 직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고 파업을 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한 이모(69·송파구)씨는 “지금도 많은 국민들은 진료비가 비싸다고 생각한다”며 “노조원의 주장대로 임금을 10%이상 올려주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가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표출했다.

 

비정규직 전환 문제에 있어서도 정모(55·강동구)씨는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려고 하면 병원 재정에 부담이 커질 것 아니냐”며 “국민을 위하지 않는 파업은 그만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박모(64·강북구)씨는 “병원의 일부 잘못된 경영이 파업을 불러왔다는 것은 이해를 하나 환자들의 불편을 이용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며 “빨리 타협을 이뤄내 환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우·정숙경 기자 (jsk6931@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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