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유튜브 영상, 성희롱·환자 비하 '우려'
고대 박현미 교수팀, 7만154건 중 79건 분석···'디지털 사용 대규모 조사 필요'
2021.11.02 12:1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국내 의대생들의 유튜브 영상 일부에 성희롱과 환자 비하 등 부적절한 언행이 담겨 이에 대한 규제 및 미디어교육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이 나왔다.
 
2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 박현미 교수 등은 대한의학회지(JKMS) 최근호에 지난해 3월 14일부터 4월 25일까지 유튜브에 한국 의대생들이 올린 영상 7만154건 중 조회수가 1000건을 초과하고 음성이 10초 이상 나오는 79건을 추려 분석한 결과를 게재했다.
 
분석 영상 20%에 해당하는 16건에서 '의학 전문직업성'이 결핍된 것으로 지적되는 장면이 나왔다. 의학 전문직업성이란 환자와 사회에 대한 의사 책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유튜브 영상에서 문제가 된 의대생들의 행동을 ▲학습 관련 부적절 행동 ▲타인에 대한 존중 결여 ▲자기 인식 부족 등 3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학습 관련 부적절 행동'은 다른 유형에 비해 심각성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일반 대학생 유튜브 영상과 마찬가지로 무단결석을 하거나 주변 친구에게 수업을 빠지라고 부추기는 식인데, 한 본과 4학년생은 "환자 수가 늘어나면 실습이 어려워진다. 끔찍하다,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타인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에 해당하는 성희롱, 환자비하 등은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일부 의대생은 ‘3월에 (여성을 지칭하는) 놀기 좋은 상품이 많다’ 등 여성을 상품으로 지칭하며 성적으로 비하했으며, 중얼거리는 증세를 보이는 환자를 '발작 환자'라고 비하한 사례도 있었다.
 
'자기인식의 부족'으로 분류되는 영상에는 "이 시험이 심장학 시험만큼 어렵다면, 나는 절벽 아래로 뛰어내려서 자살할 거다"라는 발언이 등장했다.
 
연구를 주도한 박현미 교수는 “의대생의 유튜브 사용 디지털 전문성 행태에 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으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에 이러한 부적절한 영상이 의료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봐야 한다”며 “의료계에 대한 대중들의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비 의료인들의 올바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사용 등 미디어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며 "표현의 자유 라고도 볼 수 있는 '회색지대' 행동들은 무조건 금지하지 말고, 예비의료인의 올바른 유튜브 사용 가이드라인 개발과 교육을 통해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이번 연구는 지난해 3~4월 국내 의대생들이 올린 영상을 분석한 결과이기 때문에 의대생 전체를 대표한다고 볼 수 없는 빙산의 일각”이라며 “국내 의대생들의 디지털 사용 행태에 관한 대규모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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