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4년간 1200명 이탈···의대 증원 위기감
KAIST·포스텍 등 재학생 1181명 중퇴 등 '기피 심화' 전망
2024.04.01 12:07 댓글쓰기



국내 이공계대학교 재학생들의 이탈률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이 의대 입시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중앙일보가 최근 카이스트(KAIST)·포스텍·유니스트(UNIST)·지스트(GIST) 등 국내 주요 이공계 대학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2020년부터 4년 동안 학교를 그만 둔 학생 수가 118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우선 KAIST에서 최근 4년간 500명의 학생이 학교를 떠났는데, 지난해 기준 KAIST 재적학생(재학생+휴학생)수 4912명과 비교하면 10%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포스텍은 198명(재적학생 1805명), UNIST는 310명(2342명), GIST는 173명(1050명)이 학교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대학가에선 의대증원 등에 따란 신입생의 이탈을 더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해당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학교를 떠난 1181명 학생 중 405명은 신입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10명 중 3명은 입학한 해에 학교를 그만뒀다는 뜻으로, KAIST는 200명의 학생이 입학한 해에 자퇴, 포스텍 67명·UNIST 130명·GIST 8명으로 집계됐다. 중도 포기 신입생도 매년 늘고 있다.


학원가도 직장인 ‘의대 특수’ 현상 관측


특히 문제는 이공계 중도포기 대학생들 대부분이 의대 및 치대 등 의학계열 진학을 위해 그만뒀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부의 의대생 증원과 관련해 2등급 학생들도 잘하면 (의대에) 들어갈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위권 대학 이공계를 준비 학생 중 의대 준비를 위한 움직임이 상당 부분 있다”라며 “상위권 대학 이공계열,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 전문대학, 특수대학 재학생에 이어 문과 상위권 학생까지 의대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학교 때부터 지방으로 이사 가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지역 인재 전형을 위한 전략도 빨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의대 정원이 늘어남에 따라 이공계 대학 인재 유출 규모도 더 커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미 직장인 대상 의대 야간반도 나오는 등 사교육 시장에서 ‘의대 특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의대 선호 현상은 꾸준히 있었지만 최근 관련 문의가 확실히 늘었다”라며 “이 추세라면 의대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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