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청과 21%·심장혈관흉부외과 25%·내과 68%
올 레지던트 1년차 전기 모집, 필수과 대거 미달…반등 계기 쉽지 않을 듯
2026.01.20 05:51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2026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 충원율이 20%대에 머무는 등 필수과 인력난이 다시 한번 수치로 드러났다. 


의정갈등 국면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필수과 인력 공백이 구조적 문제로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가 집계한 2026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 모집 결과에서 병원 필수과의 충원 부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전체 정원 2725명 가운데 2001명이 합격해 충원율은 73.4%로 나타났으며, 의정갈등 직전이던 2024년 상반기(83.2%)보다 약 10%P 낮아졌다. 


일부 인턴이 복귀하지 않거나 군에 입대한 영향으로 모집 정원 자체가 예년보다 약 30% 줄었지만, 필수과를 중심으로 한 충원 부진 흐름은 그대로 이어졌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와 심장혈관흉부외과의 충원율은 20%대에 머물렀다. 소아청소년과는 34명이 합격해 충원율 20.6%로 전체 진료과 가운데 가장 낮았으며 2년 전(前) 26.2%보다도 떨어졌다. 


심장혈관흉부외과 역시 11명이 합격해 충원율 25%에 그쳤다. 내과(67.6%), 응급의학과(55.3%), 산부인과(61.4%)도 예년보다 낮은 충원율을 기록했다. 


재활의학과·이비인후과 충원율 100% 기록


반면 재활의학과와 이비인후과는 충원율 100%를 기록했고, 영상의학과와 정형외과, 피부과, 성형외과 등 이른바 인기과는 대부분 정원을 채웠다.


이 같은 통계는 개별 병원 단위 조사에서도 그대로 확인됐다. 데일리메디가 2026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전기·후기·추가 모집 과정을 단계별로 분석한 결과, 필수과 전반에서 미달 사례가 이어졌으며 그중에서도 소아청소년과의 공백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전기 모집에서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한 병원이 다수였고, 이후 진행된 후기모집과 추가모집에서도 지원자가 발생하지 않거나 정원을 채우지 못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소아청소년과는 모집 병원 수가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충원 성과가 가장 저조한 진료과로 분류됐다. 대형 수련병원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사례가 확인됐고, 지방은 전기 모집에서 지원자 0명을 기록한 뒤 추가모집에서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흐름이 반복됐다. 


“현 상황에서는 30명선 한계” 명맥 유지가 최선 소아청소년과


이처럼 소아청소년과 인력 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련 체계 전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료계 안팎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윤신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의정 사태 이전인 2018년쯤부터 소아청소년과는 이미 감소 추세였다”며 “20%대 충원율은 놀랄 만한 수치라기보다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결과”라고 밝혔다.


윤 이사는 지원 감소는 특정 정책이나 단일 사건 때문이라기보다 장기간 누적된 흐름이라고 짚었다. 


그는 “소아청소년과는 인구 감소와 맞물려 있어 충원율이 단기간에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며 “이제는 정말 아이들을 좋아하고 바이털 진료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에만 지원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공의 감소 후 수련현장 상황을 두고 “전공의가 줄어들면서 병동이나 응급실, 신생아 중환자실 같은 데는 지도 전문의들이 당직을 서는 게 오래 전부터 일상이었다”며 “의정사태 이후 다른 과들은 교수 당직 부담이 줄었다고 하지만 소아청소년과는 거의 달라진 게 없다”고 전했다.


또 “전임의도 줄어들고 있어 미래에 지도전문의가 될 사람이 더 적어지는 게 걱정”이라며 “전공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자와 중증 환자를 담당할 다음 세대가 남지 않는 구조가 더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윤 이사는 지원 감소 배경으로 개원 환경과 사회적 인식 변화를 함께 언급했다. 그는 “소아과는 전공의 약 70%가 개원을 선택해왔다. 지원 동기 역시 동네소아과 의사가 아이들을 보며 알콩달콩 일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런 의사가 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이 줄고 소아과만으로는 병원 운영이 쉽지 않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면서 “부모나 주변 반대도 전공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가도 낮은데다 의료사고에 대한 불안이 반복적으로 강조되면서 소아과가 ‘무서운 과’로 인식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아기를 낳지 않는 문제는 의료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상황”이라며 “적은 환자를 보더라도 소아과 의사로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가 문제에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지원이 의미 있게 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 시점에서는 30명대 초반 수준이 당분간 현실적인 충원 상한선으로 보인다”며 “그 범위 안에서 분과 전문의와 교육자를 키워 명맥을 유지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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