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필수의약품' 무더기 생산중단 조짐
2000.07.13 12:08 댓글쓰기
오는 8월 의약분업이 전면적으로 실시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가격이 낮게 형성된 국내 제네릭 의약품중 상당수가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생산중단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3일 관련제약업계에 따르면 분업 계도기간이 시작된 이달 초부터 이미 보험약가가 낮은 의약품들의 생산중단 현상이 가시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중단이 되는 품목들중에는 특히 결핵약, 심장약,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 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품목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에 비해 약효가 일부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고가인 오리지널 약품을 처방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에 사용될 의약품들이 무더기로 시장에서 철수한다는데 심각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결핵약의 경우 오리지널약과 제네릭이 최고 100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제약사는 이같이 원가구조가 맞지 않자 결핵약 생산을 중단하고 나섰다.

또 항생 주사제의 경우도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이 많게는 10배정도 차이가 나는 품목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심장약도 일부 품목은 가격차이가 50배 이상이 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일부 제약사는 이미 해당품목의 생산을 중단했다.

항궤양제인 씨메티딘은 오리지널과 기본적으로 수십배 가격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아 생산중단에 들어가거나 생산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품목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원환자 등에 필수적인 수액제는 생리식염수의 경우 1천원대 미만이어서 1리터 기준의 생수값 1천원대 보다 낮은 가격구조로 형성되어 있는 실정이다.

국내 수액제 가격은 선진국에 비해 3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차이가 난다는 것이 해당업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관계전문가들은 "약효가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의약품들이 생산중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우수한 제네릭 의약품들이나 필수의약품들이 원가구조로 인해 마구잡이로 퇴출되는 것은 큰 문제"라며 "이는 국민의 전체 의료비 부담증가는 물론 정부의 의보재정에도 큰 압박요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이와관련, 생산원가가 맞지 않는 품목들에 대한 원가자료를 제약회사로 부터 접수받아 현재 정밀 원가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복지부 보험급여과 관계자는 "원가분석작업이 쉽지 않아 당초 5월부터 적용하려 했던 원가보전 계획이 늦어졌다"며 "오는 9월부터는 원가보전이 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으로 있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생산원가 보전의약품으로 103개 성분에 452개 품목을 선정하고 해당 업체들로 부터 관련 원가분석 자료들을 접수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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