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진단기준 일부 개정···제약업계 '기회 확대'
韓 조기 약물치료·EU 1차치료 '병용요법' 권장 등 주목
2018.06.26 13: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고혈압 진단기준 개정을 두고 전세계 의학계는 물론 국내 제약계의 관심이 뜨겁다. 환자 진단 기준이 조금만 수정돼도 제약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심장학회·심장협회(ACC·AHA)가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mmHg'로 내리면서 한국이 변경된 기준을 적용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만약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국내 30세 이상 성인 2명 중 1명은 고혈압 환자로 분류되며, 고혈압 환자가 약 650만명 더 늘어난다.
 

그러나 대한고혈압학회는 ‘한국 고혈압 진료지침 2018’에서 환자 진단기준을 기존 140/90mmHg으로 유지한다고 결정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EU도 고혈압 진단기준을 변경하지 않았다.

미국, 한국, EU 등의 국가가 각자 조금씩 다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환자 맞춤형 '적극 치료’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130/80mmHg으로 변경할 줄 알았는데 이례적인 결과"라며 "고혈압 판단기준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이드라인이 개별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적극적인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시장 확대 등 치열한 경쟁 예고”

우리나라에서 처음 일부 저위험군을 제외한 고혈압 환자에게 조기 약물치료를 권고했다는 점에 업계가 주목했다.

1기 고혈압이더라도 중간 위험도 환자이면 즉각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치료시기를 앞당겼다. 노인환자도 노쇠한 경우를 제외하면 수축기혈압 140mmHg부터 약물을 복용하도록 했다.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환자 진단기준은 기존 140/90mmHg으로 유지했지만 나이 및 병력, 동반질환 등을 고려해 조기에도 약물치료를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경우 고혈압 약물 복용 인원이 3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약물 복용 인원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의약품 처방도 많아질 것"이라며 “미리 관리하면 합병증 예방, 증상 진행 속도 등을 늦출 수 있으며,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차 치료부터 혈압강하제 병용 및 복합제 사용을 권유한 EU의 고혈압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2제, 3제를 넘어 4제 복합제까지 개발하며 개량신약 시장에서 활약 중인 국내 업체들에게 시장 확대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령제약은 내년 카나브 3제 복합제를 출시해 카나브 제품군을 강화할 예정이고, 한미약품은 3제 아모잘탄플러스와 아모잘탄큐 출시와 함께 4제 복합제 개발에 돌입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유럽에서 1차 치료부터 병용요법 및 복합제를 허용하면 향후 해외 진출 시 유리할 것"이라며 "다른 국가에서 이 같은 가이드라인을 수용하게 된다면 더 확장된 시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기조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복합제 개발에 뛰어드는 제약사들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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