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위 유한·GC녹십자, '신약 공동개발' 추진 화제
최순규 연구소장 중개 '차세대 경구용 고셔병 치료제' 착수
2018.06.20 12:08 댓글쓰기

(왼쪽부터)GC녹십자 허은철 사장,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국내 제약계 랭킹 1, 2위인 유한향행과 GC녹십자가 공동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 이 같은 ‘역사적(?) 만남’을 주선한 인물은 누구일까.
 

20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의 간판 주자인 GC녹십자와 합성의약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유한양행이 고셔병 치료제 연구개발(R&D)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제약사와 벤처간 짝짓기가 주를 이루던 국내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평가되는 이번 협력을 이끌어낸 숨은 공신으로 ‘최순규’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장이 꼽혔다.

GC녹십자 목암연구소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던 그는 2017년 6월 유한양행 연구소장으로 영입됐다.

두 회사에서 신약개발 전략 및 연구기획, 국내외 임상 등의 업무를 맡았던 최 소장은 각 회사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있어 이번 협력이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GG녹십자와 유한양행이 함께 개발하는 고셔병 치료제는 그가 GC녹십자에서 담당했던 파이프라인 중 하나였다. 그런데 고셔병의 표준치료가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변화하면서 바이오가 아닌 합성의약품을 개발해야 했다.
 
유한으로 이직한 최 소장은 합성의약품 개발 역량을 보유한 유한양행이 이 과제를 잘 수행할 것으로 판단, 두 회사 간 공동연구 개발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GC녹십자의 희귀의약품 개발 성공 이력과 유한양행의 신물질 합성 기술력이 합쳐져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충분한 점이 이번 합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물론 미래 성장동력 확보, 파이프라인 확대 등에 대한 경영자의 결단이 협약 성사를 결정지었지만, 보수적이고 비밀주의가 강한 국내 제약사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히든맨' 없이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두 회사가 공동개발에 나선 고셔병 치료제는 국내 환자 수가 70명, 전 세계 환자 수는 6500명에 불과한 희귀유전성질환이다. 효소 결핍으로 인해 생기며, 간과 비장 비대, 빈혈, 혈소판 감소 등을 일으킨다.

고셔병에 1차 적응증을 가진 후보물질을 개발한 후 적응증을 추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고셔병 환자 중 절반 이상은 신경형이라 뇌혈관 및 뇌장벽을 침투하는 약이 필요한데, 현재 승인된 약이 전무한 실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미총족 수요가 높은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한다. 양사간의 협력 범위는 후보물질 도출부터 비임상 단계까지로, 임상 개발과 적응증 확장 등은 추후 논의한다. 양측이 부담하는 비용은 비공개로 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GC녹십자와 함께 개발하 약물은 뇌 침투가 가능한 고셔병 치료제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높은 분야"라며 "1년에 3억원 이상 약값을 지불하는 환자들의 부담을 덜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GC녹십자 관계자도 "벤처와 제약사 간 협력이 아닌 국내 최대 규모 제약사들 협력은 처음이라 좋은 선례가 되도록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거대 다국적제약사끼리의 공동 연구개발 사례가 최근 들어 늘고 있는 점에 비춰볼 때 더 좋은 약 개발을 위해서는 협력 대상의 경계가 없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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