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시장 블루칩 부상 ‘유전자치료제’
2020년 5억불 예상, 강자 없어 잠재력 크고 완치 가능성 매력
2018.01.05 08:30 댓글쓰기

바야흐로 ‘유전자치료제’ 시대가 열렸다. 유전자치료제는 외부에서 유전자를 도입해 결함이 있는 유전자만 교정해 정상상태로 바꾸거나 세포에 새로운 기능을 제공해 질병을 치료한다.

병을 일으키는 표적 물질만 골라 치료할 수 있어서 희귀· 난치성 질환부터 퇴행성 질환까지 다양한 유전자치료제가 개발, 출시되고 있다. 이에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주도했던 2세대 항체 치료제를 넘어설 수 있을지, 유전자치료제의 시장 잠재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유전자치료제는 큰 틀에서 바이오의약품에 속한다. 바이오 의약품은 단백질, 항체, 유전자, 세포 등 생물유래 물질을 원료 및 재료로 제조한 의약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인 표적만을 치료하기 때문에 합성 의약품에 비해 효과가 좋고 고유의 독성이 낮아 높은 제품 가격에도 불구하고 사용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의 세대 구분은 주성분의 종류와 활용기술에 따라 이뤄진다. 1세대 바이오의약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슐린’과 같은 단백질의약품이다. 2세대 바이오의약품은 특정 항원을 표적으로 질병 세포를 공격하는 항체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항체 의약품이 중심이다.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는 3세대 바이오의약품에 속한다. 세포와 유전자가 함께 결합된 세포유전자치료제도 등장했다.

이제 막 걸음을 뗀 초기인 만큼 전체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유전자치료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5년 1840억 달러(약 200조원)에서 2022년 약 3370억 달러(약 367조원)로 2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체 의약품 시장의 약 29%를 차지하는 규모이다.

유전자치료제 시장은 2015년 2억 8000만 달러(약 2180 억원)로, 2020년엔 5억 달러(약 545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제약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전체 바이오의약품 중 항체의약품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며 “하지만 지금부터는 시장 잠재력이 큰 3세대 바이오의약품, 특히 유전자 치료제에 주목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바이오의약품 중 유전자치료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초기 단계의 시장으로 아직 절대적 강자가 없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되고 있다.

지단백지질분해효소결핍증(LDLP) 치료제 ‘글리베라(Glybera)’ 와 항암 유전자치료제 ‘임리직(Imlygic)’ 이외에 영국 GSK사의 희귀유전질환 치료제, 미국 Spark Therapeutics사의 희귀 망막질환 치료제도 곧 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돼 세계 유전자 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8개의 치료제가 품목허가를 취득했으며, 미국의 임상연구 등록 웹사이트(www.clinicaltrials.gov)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578건의 유전자 치료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임상 3상이 허가된 연구는 25건에 이르며, 이중 한국 기업인 바이로메드사, 코오롱 생명과학, 신라젠에서 진행 중인 임상도 4건 포함돼 있다.

또한 유전자 치료제는 현재 치료법이 없는 희귀·유전 질환이나 기존 치료법에 대한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높은 퇴행성·난치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점도 시장 잠재력이 높은 요인으로 꼽힌다. 곽수진 제약산업지원단 연구원은 “합성 의약품의 경우 질병 완치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질병 유발 물질만 표적으로 삼아 파괴하는 유전자체료제의 경우 질병완치로 가는 가능성을 한 단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충분치 못한 데이터·비싼 약가 걸림돌”

유전자치료제 시장에 대한 ‘장밋빛 미래’와 함께 불안요소도 여전히 존재한다. 첨단제제를 이용한 치료제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임상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한 점이 시장 저해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코오롱생명과학의 퇴행성 골관절 유전자치료제 인보사 케이는 개발 중에 손상된 연골 재생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식약처 허가 과정에서 이 같은 재생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에서 진행한 임상에선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지만 내년 미국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임상 3상을 통해 연골 재생효과 관련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비싼 치료비용도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글리베라’는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웃도는 치료비용 탓에 ‘지구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불리며 시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관계자는 “유전자치료제처럼 기존에 비교할 수 있는 약이 없는 경우 경제성평가를 통해 건강보험 적용 가능성을 평가한다”며 “환자에게 꼭 필요한 약이고, 효과가 좋다면 급여 적용을 위한 단계를 밟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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