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발기부전치료제 이름과 환자 선택권
2015.08.30 20:00 댓글쓰기

[수첩]최근 발기부전치료제 씨알리스 제네릭 출시를 앞두고 개발사들이 효능이나 새로운 제형보다 제품 이름에 더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세간의 이목 또한 더 자극적이고 은밀한 무언가를 기대하는 눈치다.


소비자를 직접 대상으로 하는 일반의약품의 경우 제품명을 통한 광고 선전효과를 공략하는게 맞다. 하지만 엄연히 의사 처방이 필요한 발기부전치료제까지 제품명에 열을 올려하는 이유가 자못 궁금하다.

 

발그레, 불티움, 일나스, 설레구강, 센돔, 해피롱 등 전문의가 아닌 일반인이 듣기에도 적나라함을 뛰어넘어 기발하기까지 하다. 과연 이 제품들이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치료제 이름인가 싶을 정도다.


한 비뇨기과 전문의는 "의사들은 성분명과 제품별 특성 정도만 인지하고 있으면 처방에 문제될게 없다. 씨알리스의 경우 주기적인 복용이 필요한 만큼 환자 생활에 맞게 제형 등에서 차별화해 처방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최근의 제품명 경쟁은 발기부전치료제에 대한 일반인 선택권을 다분히 의식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내원한 환자들이 제품명을 밝히면서 처방이 가능한지 여부를 묻는 일이 적잖다.


특히 시중에는 온라인과 공공장소 화장실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판매되는 일명 짝퉁 발기부전치료제들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환자들의 안전과 오남용까지 우려되고 있다.


지난 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발기부전치료제 등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에서도 이들 제품은 모두 가짜로 성분·함량 불일치 등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결국 이 같이 치료제를 일반에 정력제로 오인하게 만들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제약사에게는 약(藥)이 아닌 독(毒)이다.


최초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 출시 당시 발기부전을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치료 받기를 꺼려하던 환자들에게 인식을 바꿔주자는 공통된 목표가 있었다.


제약사들은 '발기부전'이라는 질환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기 위한 캠페인 등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인식 전환의 노력 덕분에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은 1000억원 대에 육박할 정도로 커졌다. 물론 단지 인식 개선과 환자 확대가 전부는 아니겠지만 시장은 분명 성장하고 변화했다.


이제 국내 발기부전치료제는 처음 가졌던 질환 인식 개선과 전문의약품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지켜야할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 제약사들은 소비자에게 각인시킬 이름도 중요하지만 전문의에게 제품 강점을 역설하는 것이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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