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수준 한국 AI 신약개발···'생태계 구축 시급'
인공지능파마 코리아 컨퍼런스 개최···글로벌 동향·적용 사례 등 소개
2019.11.07 12:0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성공적인 신약 개발을 위해 산업계, 학계, 정부 간 협력이 필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보건복지부 주최,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보건산업진흥원·한국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가 주관한 ‘AI파마 코리아 컨퍼런스 2019’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각 분야별 9명의 AI 전문가들은 이 같이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 최고책임자를 비롯한 연구원들, IT전문가 등 300명이 참석해 AI 기반 신약개발 동향과 미래를 전망하고 실제 적용사례들이 소개됐다.

'고위험, 고수익'으로 대표되는 신약개발 산업은 장기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도 기술 구현 및 제품 상용화 과정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전문가들은 "신약개발에 AI를 활용해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는 개발기간을 단축하고 실패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단계 과정에서 해당 물질의 효능과 부작용을 충분히 검증, 실패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AI'라는 신기술을 신약개발에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제약업체, 학계, IT업계, 정부 등이 긴밀히 협력하며 오픈이노베이션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AI활용 신약개발 성공, 올바른 파트너·기술·의사결정 관건"
 

아스트라제네카 헬스인포메틱스 글로벌 담당 최고 책임자 미쉘 파텔은 "신기술이 등장하고, 이것을 활용해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파트너 및 적절한 기술 적용, 의사결정 등이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것“이라며 ”신약개발과 관련된 전문가들이 모여 충분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모델링할 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미쉘 파텔은 “AI 관련 IT업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빅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가치를 창출해내야 할지 잘 모른다”며 “게다가 제약산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신기술 보유 IT업체와 제약사 간 오픈이노베이션 구축을 통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아스트라제네카는 R&D 전 과정에서 AI를 적극 도입해 빅데이터 분석 및 해석 등에 활용하고 있다. 이 과정에 화학자, 데이터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폴 콜하스 몰레큘 프로토콜 대표는 "신약 개발 효율화와 안전성을 보장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AI"라며 "산업계와 학계가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하며, 이런 오픈소스를 활용해 새로운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드레아스 벤더 캠브릿지대학의 분자정보학센터 데이터 기반 약물 발굴파트 그룹 책임자도 "대학의 강력한 학술적 기반을 바탕으로 바이오회사, IT기업 등이 협력하는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며 "우리는 시판된 약물에서 새로운 적응증을 찾아내는 일을 하며, 이 과정에서 환자단체와도 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약 개발과 관련 있는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해 협력하는 과정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며 "이런 오픈이노베이션 환경 조성이 AI 활용에 있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나히드 커지 씨클리카 대표는 "현재 150개 회사가 신약개발에 AI를 적용하고 있다"며 "AI가 가장 큰 변화를 일이키고 있는 분야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신약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접근법을 도출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도출한 결론을 해석하며 가치를 창출하는 일에 AI가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선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이 활성화돼 있지만 국내 상황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지적이다.

김재영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해외에선 AI를 활용할 알고리즘은 구축돼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산업의 경우 많이 뒤쳐져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또 “제약사들이 글로벌 전문가와 일하기 위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각사가 AI를 활용해 무엇을 얻고 싶인지에 대해 모른다"고 밝혔다.

김병찬 슈뢰딩거 책임연구원도 “현재는 입력한 데이터를 활용해 결과를 도출한 뒤 해석에 필요한 전략을 디자인하는 단계인데, 후보물질 타깃 발굴을 처음 시작할 때 데이터가 거의 없어 AI를 활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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