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올해 상반기 7건, 약 4조 원대 기술이전 계약이 성사된 가운데 하반기에도 잇따라 대규모 기술이전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금년 하반기가 시작된지 두 달도 안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2건의 기술수출 계약, 1건의 공동개발 계약이 성사됐다.
오름테라퓨틱, 1조3000억원 미국 제약사 라이선스 등 계약 체결
가장 먼저 기술수출 소식을 전한 곳은 오름테라퓨틱이다. 지난달 미국 바이오텍 버텍스 파마슈티컬즈와 글로벌 다중 타깃 라이선스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버텍스는 오름 '이중 정밀 표적 단백질 분해'(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TPD²)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편집 치료제의 새로운 전처치제를 발굴하기 위한 연구 권한을 갖게 된다.
각 타깃에 대한 연구기간이 종료되면 버텍스는 개발된 DAC 독점 권한을 취득할 옵션을 갖게 된다. 여기에는 해당 타깃에 대한 연구·개발·제조·상용화 세계 독점 라이선스가 포함된다.
오름테라퓨틱은 1500만 달러(약 208억 원) 선급금을 받고, 향후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3개 타깃에 대해 각각 3억1000만 달러(약 4200억 원)의 추가 옵션 및 마일스톤을 받는다. 전처치제 상업화 시 연간 판매 로열티는 별도 보장된다.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에도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에 후보물질 'ORM-6151'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억 8000만 달러(약 2334억 원)다.
HK이노엔·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이바이오로직스, 美 이어 中 기술이전
HK이노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와이바이오로직스 3사는 공동으로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항체 신약 후보물질 'OXTIMA'를 중국 화동제약(Hangzhou Zhongmei Huadong Pharmaceutical Co., Ltd.)에 최근 기술이전했다.
지난 6월 미국 내비게이터 메디신과의 계약에 이은 두 번째 성과다.
아이엠바이오로직스 주도 아래 계약이 성사됐으며, 계약 규모는 계약금 800만 달러(약 109억 원)를 포함해 총 3억1550만 달러(약 4300억 원)다.
계약에 따라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지난 6월 미국 내비게이터 메디신과 체결한 글로벌 기술이전 계약과 동일하게 단일 항체 및 이중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함께 이전한다. 당시 미국 기업과의 계약 지역은 아시아를 제외한 글로벌(일본 포함) 지역이었다.
이번 계약과 지난 글로벌 계약을 합하면 총 계약 규모는 약 12억6000만 달러(약 1조7000억 원)에 달한다.
압타바이오, MSD와 면역항암제·키트루다 병용 임상 협력
압타바이오는 MSD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압타바이오는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APX-343A의 키트루다 병용 임상을 위해 MSD와 임상 시험 협력 및 공급계약(CTCSA)을 체결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고형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압타바이오의 신규 표적 면역항암제 'APX-343A'와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평가한다.
압타바이오는 임상진행 스폰서를 맡고 MSD는 본 임상을 위해 키트루다를 제공한다. 임상을 위해서 각 사가 제공하기로 한 부분에 수반되는 비용은 각 사가 부담하기로 했다.
압타바이오는 지난해 말 관리종목 지정 유예기간이 종료되면서 상장 유지를 위해 올해 매출액 30억 원 이상을 충족해야 하는 상황인데, 연구·개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하반기가 시작되면서 기술이전, 공동개발 등 호재가 이어져 국내 제약·바이오에 대한 투심이 살아나고 있다"며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가 최근 2년 연속 증가했는데,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