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한국IBM, 의료정보시장 패권 다툼
2003.05.28 13:33 댓글쓰기
한국HP와 한국IBM.

의료정보 시장을 놓고 한국HP와 한국IBM이 경쟁을 벌인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거물급(?) 기업인 이들 업체가 의료정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인다는 사실은 다소 생소하다.

사정은 이렇다. 양사는 최근 들어 대형업체 뿐만 아니라 국내 중소·중견업체들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는데 여념이 없다.

그 와중에 최근 급성장세에 놓여 있는 병원정보화 시장에 눈독을 들이게 된 것이다. 특히 양사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OCS를 비롯해 PACS, EMR 등 의료정보 솔루션 도입이 늘어나면서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각종 하드웨어 공급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양사는 의료정보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관련 업체와의 '합종연횡'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국HP=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한국HP는 가장 먼저 지난 2001년 한국마이크로소프트를 주축으로 결성된 '헬스케어닷넷' 동맹에(?) 가입했다.

현재 헬스케어닷넷에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필두로 엠디세이버, 인텔코리아, 인소프트, 한국HP, 이호스피탈코리아, 조흥은행등 의료정보 및 IT, 금융권 업체들이 참여, 의료정보 네트워크 기반의 개방병원 정보화 사업을 추진중이다.

HP는 또 지난해 11월 국내 중소기업 시장 중 의료, 제조, 유통, 운송, 학교, 금융서비스 분야의 솔루션 비즈니스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협력사 프로그램인 '솔루션벨류에디드리셀러'(SVAR)를 도입했다.

HP는 이를 위해 PACS를 비롯 중소기업용 ERP, CRM, EDMS, 보안, 그룹웨어, LMS등 총 8개 솔루션 분야에 걸쳐 주요 솔루션 공급업체들을 협력사로 선정했다. HP는 이들 협력사에 대해 적절한 보상 프로그램을 마련하는등 '윈윈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의료정보 전문업체인 루터슨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 의료정보화 아웃소싱 사업을 공동 추진키로 합의했다.

양사가 추구하는 의료정보화 아웃소싱 사업은 HP가 다양한 인프라 솔루션 및 컨설팅을 제공하고, 루터슨은 OCS, EMR 등 의료 전문 솔루션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 양공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이밖에 HP는 지난해 4월 병원재해복구시스템 구축 사업을 위해 레가토코리아, 브로케이드코리아, 코오롱정보통신, 영우디지털, 스펜오켐, 원스로드, 네비스텍 등 스토리지·네트워크·병원솔루션 전문업체들과 전문 컨소시엄도 결성했다.

▲한국IBM= "필요하면 적과의 동침도 가능하다."

한국HP가 패거리 전략을 구사한다면 한국IBM은 필요할 경우 연합전선을 형성하는 게릴라 전술을 구사한다.

IBM은 최근 첨단디지털병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의 종합의료정보시스템 구축프로젝트를 이지케어텍과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 사업에서 IBM은 자사의 서버시스템인 p시리즈와 x시리즈, 저장장치서버인 ESS800 등을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삼성SDS와 공동으로 가톨릭대 성가병원의 종합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IBM은 유닉스 서버와 스토리지 제품을 공급하고, 삼성SDS는 PACS솔루션을 담당했다.

IBM은 또 PACS 전문업체인 마로테크, 의료정보 사업에 강세를 보이고 있 LGCNS 등과도 유사시에 대비해 파트너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M은 의료정보 사업을 위해 필요하면 어느 업체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최근 자사의 신규 사업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IBM은 "앞으로 병원·의료, 정부·공공, 금융, 유통·제조, 교육등 각 분야의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동시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 시장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IBM은 "의료시장 개방 움직임에 따라 병원정보화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며 "IBM은 기존 의료정보 전문업체와 협력관계를 통해 필요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우리는 하드웨어를 보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이제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병원정보화 사업에 뛰어들 것임을 선언했다.

의료정보 시장을 놓고 IBM과 HP간 벌어지고 있는 주도권 다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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